만취상태서 강동균 회장에 새벽전화 막말-위협 '물의'...당사자 "실수했다"

해군 고위 간부가 서귀포시 강정마을 회장에게 "북한 김정은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막말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참모장인 홍모 대령은 22일 새벽 1시께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에게 전화를 걸고 19분간 막말을 늘어놓으면서 횡설수설했다.

홍 대령은 이날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강 회장에게 전화를 걸고 "여기는 서울이며, 강동균 마을회장을 존경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이 "누구시냐"고 몇차례 물어도 홍 대령은 "고생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힘내시라고 격려하기 위해 전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 대령은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하느라 힘들지요. 북한 김정은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고 막말을 시작했다.

강 회장이 "내가 왜 북한 김정은을 위해 일하느냐. 말을 함부로 하느냐"고 항의하자, 홍 대령은 "지금 그렇게 일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홍 대령은 "나중에 토사구팽 당한다. 돌아서는 사람 있다. 나중에 (제주해군기지) 다하고 나면 후회할 것"이라고 협박성 발언도 했다.

강 회장은 "당신 홍 대령 아니냐. 해군이 이렇게 함부로 말하면 되느냐"고 항의했다

이에 홍 대령은 "술마시면 개가 되는 해군이 있다"며 "강 회장이 북한을 위해 그런 것이 아니고, 같이 계신 분들이 그런 사람 있는데 강정을 위해서 고민해 보시라"고 충고(?)했다.

강 회장은 "강정을 위해서라면 해군이 물러나야지, 국가안보 사업을 하면서 지역주민을 괴롭히면 되느냐"고 반박했다.

홍 대령은 "강정마을 자녀들 위해서 제발 대승적으로 판단하라"며 "강 회장은 죽지만 당신 자녀들 위해서 생각해 보라"고 흥분한 채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강 회장은 홍 대령과의 통화내용을 모두 녹취했다.

홍 대령은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실수를 했다. 해서는 안되는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홍 대령은 지난 2월까지 제주해군기지사업단 통제실장을 맡다가 현재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참모장을 맡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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