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의 일본야구 A to Z] 아사히 신문과 요미우리 쟈이안트의 멋진 한판 승부

   

일본 프로야구를 알려면, '요미우리 쟈이안트' 라는 구단을 이해해야 된다. 요미우리 쟈이안트를 알면 일본 프로야구 반은 알 수 있다.

이 요미우리 쟈이안트 내부 비밀들이, 싸움 하느라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베일속의  특급비밀들, 소문으로만 들으며 혹시나 했던 것들이 사실로 나타나고 있으니 일본 프로야구 사회는 엄청 재미가 있다. 이 문제를 통해서 요미우리 쟈이안트라는 구단을 봐 보자.

일본에는, 5대 신문이라고 있다.
5대 신문이라면, 왼쪽부터 아사히(朝日)신문, 마이니찌(每日)신문, 요미우리(讀賣)신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오른쪽으로 산께이(産經)신문이 있다.

발행 부수순으로는 요미우리(약1천만부), 아사히(약800만부), 마이니찌(약350만부), 닛게이(日本經濟, 약300만), 산께이(160만) 순이다. 또 위의 5대신문중에 경제신문만 빼고 나머지 4개 신문은 TV회사도 가지고 있다.

5대 신문은 아니지만, 5대 신문안에 들어가고도 남는 발행 부수(550만부)를 자랑하는 신문이 있다. 불교 종교계 창가(創價)학회가 발행하는 세이교(聖敎)신문이 있다. 발표 발행붓수만으로 본다면 일본에서 3번째 큰 신문이다.

이 신문사중에, 요미우리만 프로야구를 가지고 있으며, 요미우리(讀賣)에 쟈인안트(巨人)를 붙여, '요미우리 쟈이안트(讀賣 巨人)'라고 부른다. 이 '요미우리 쟈이안트'는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중에서 유독 별난 짓을 잘 하기도 하여, 욕도 잘 듣고 칭찬도 잘 듣는다.

프로야구 구단 12형제의 큰 형님 노릇 하겠다며, 재미있는 짓 잘한다. 재미있는 짓이 엉뚱한 짓이 되여 놀부 형님이 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큰 형님이 될려면, 우선 야구 실력이 좋아야 된다. 야구 실력이 좋을려면 좋은 선수를 많이 데려와야 된다. 좋은 선수를 데려 올려면 돈도 많아야 된다.

또 큰 형님이 될려면, 동생들이 말을 잘 들어 주어야 된다. 동생들이 말을 잘 들을 수 밖에 없는 그 무엇도 가지고 있어야 된다. 요미우리와 다른 구단이 경기를 할때는 요미우리 TV가 전국으로 야구 중계가 나간다. 전국적으로 나가기에 방영료가 높다. 한 경기당 1억엔을 받는다. 다른 구단과 다른 구단이 경기를 할 때는 지방방송으로 1천만엔의 방영료이지만, 요미우리와 경기를 할 때는 1억엔이다.

다른 구단이 요미우리를 홈으로 불러들여 경기를 할때는 홈이 되는 구단이 1억엔을 받는 것이다. 그러니까 다른 구단은 요미우리 쟈인안트와 경기를 하기 원한다. 그러나 그 경기숫자는 정해져 있다. 이걸 가지고 가끔씩 큰 놀부 형님이 심술을 부린다. 요미우리 는 센트럴 리그 6개 구단속에 들어있지만, 센트럴 리그를 탈퇴하겠다고 하기도 하고, 다른 리그를 만들겠다고 엄포를 놀 때도 있다. 요미우리와 경기를 못하면 경기때마다 들어오는 1억엔이 없어진다. 그러기에 센트럴 리그 구단들은 아뭇소리 못하고 바들바들 떨면서 큰 형님의 말씀을 잘 듣는다. 거기에 큰 형님은 돈도 많아 부자이다.

요즘 요미우리에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일본 프로야구의 집안 시스템을 봐보자. 일본 프로야구는 12팀, 12팀은 센트럴 리그에 6개팀, 퍼시픽 리그에 6개팀으로 나누어져, 각 리그의 승자가 일본 시리즈 7전을 벌려, 4승을 먼저 올리는 팀이 그해의 '일본 챔피언'이 된다. 일본 챔피언을 제일 많이 한 팀은 역시 요미우리 쟈이안트이다.

각 구단을 보면, 각 구단은 야구 회사로 되어 있다. 선수 및 감독 코치들은 야구회사의 현장 사원이다. 당연히 사무실이 있다. 이 사무실 사원을 '데스크' 라고 보통 부른다. 현장이 아닌 사무실 책상에서 일하고 있기에 데스크라고 부른다. 회사 사무실에는 사장이 있으며 중역도 있고 부장도 있다. 이 사장을 '구단 사장' 이라고 부른다. 구단 사장들만 모여서 회의를 하기도 한다. 구단 사장들이 모여 회의를 하지만 그리 큰 의사결정은 못 한다.

각 구단에는 '오너' 라는 인물이 있다. 야구 구단은 재벌 그룹 밑에 있다. 그 재벌 회장이 오너(Owner)가 되며, 오너 회의가 일본 프로야구의 의사결정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 삼성이라면, 삼성 그룹 산하에 삼성 프로야구가 있다. 삼성 그룹의 회장이 오너(Owner) 인 것이다. 오너란 소유자 란 의미이며, 프로야구 구단의 실질적 주인인 것이다. 그 주인들이 모여서 회의를 한다. 프로야구에 대한 실질적 의사결정은 주인들의 회의, 오너회의에서 결정되고 만다. 구단 사장들의 모임에서 의사 결정이 되었는데 오너들의 회의에서 그 결정이 한방에 확 바뀌어 버리는 것이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비일비재 하다. 그러니 사회에서 구단사장들의 의사결정보다 오너들의 의사결정을 더 중요시 지켜보고 있다.

이 오너들중에서도 요미우리 쟈이안트의 오너, 오미우리 신문의 회장이 아주 특이하다. 그의 생각이 일본 프로야구의 시스템을 확 바꾸어 버릴 때도 있다.

渡? 恒雄(와다나베 쯔네오, わたなべ つねお), 1926년생으로 86세의 노인이다. 일본사회에서 와다쯔네(渡恒) '와다나베 쯔네오'의 성과 이름의 한자씩을 붙여서 만든 별명이며, '와다쯔네'를 모르는 일본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그 정도로 일본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사람이다. 대통령도 아니며 신문사의 정치부 기자 출신의 한사람이지만 일본사람 누구도 다 알고 있는 사람이다. 프로야구에 대한 사랑과 집착도 대단한 노인의 한사람이다.

대단한 사람이다. 東京대학을 졸업, 요미우리 신문에 일반 기자로 입사했다. 대졸 청년이 일반 기자로서 입사해서, 정치부 기자도 했으며 또 미국 특파원도 했다. 지금 요미우리 신문의 회장이며 주필이다.

몇십년간을 정치부 기자를 했기에 정치가들과 파이프가 돈둑하다. 정치에서 큰일을 많이 했다. 1960년대의 한일회담도 이 사람의 작품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기도 한다. 지금도 여야가 어려울때 이 사람이 나서서 무엇 하나 하면서 작품을 만들어 처리하기도 하고, 또 톱 정치가들도 이 사람을 이용하기도 한다. 약 50여년간 정치부 기자, 특히 수상들의 옆에 있으면서 신문기사도 썼지만 심부름도 많이 한 사람이다. 얼마전에 연립내각의 성립을 만들려고 했는데, 뒤에서 들리는 소리가 이 사람 작품이란 이야기도 들리는 그런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요미우리 쟈이안트의 오너이다. 정치를 하는 정치인도 아니면서, 정치계속에서 항상 큰손으로 군립하고 있다. 정치에서 큰손이지만 야구사랑도 어지간하다. 야구사랑이라기보다 요미우리 쟈이안트 사랑으로 봐야 될 것이다. 그러니 프로야구에서는 정치보다 더 큰손 노릇을 하여, 놀부 큰형님 소리를 잘 들어, 미움도 잘 받는다.

노인네 인상도 꼭 놀부형님처럼 생겼다.

와다나베 이 사람은 야구 선수 출신은 아니다. 그러나 필자는 와다나베가 쓴 야구에 대한 논문 2편을 잡지에서 읽을 적이 있다. 미국 메이져리그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며, 일본 프로야구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열렬한 의견을 가진 사람으로 나는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여러 심술을 부리면서 자기 생각대로 가지고 갈려고 해서 욕을 먹는다.

작년 년말(2011년11월)에 요미우리 쟈이안트에서 내분이 일어났다.
구단 사장 '기요다께 히데도시(?武 英利 きよたけ ひでとし)'가, 오너 와다나베를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구단에서 코치들의 인사를 결정해서 추진중에, 오너가 자기 기분 하나로 구단이 결정한 인사를 한방으로 바꾸어 버린다며, 못해먹겠다고 내부를 고발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 프로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구경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구단 사장 '기요다께'는 바로 모가지가 나갔다.

구단 사장 '기요다께'도 신문기자로 요미우리 신문에 입사하여, 와다나베의 부하의 길을 걷는다. 신문기자의 길을 걷다가 프로야구 구단으로 발령을 받고 나가, 구단 사장을 잘 하다가 도저히 오너의 독재와 횡포를 못 참겠다며, 요미우리 오너이며 프로야구의 맹주 와다나베와 한판 붙을려다가 제대로 한판 붙지도 못하고, 코만 깨지고 만 셈이다. 오미우리에서는 와다나베라는 황제에게 한판 붙겠다는 것은 달걀을 가지고 바위를 친 꼴이 되고 말았다. 이 모가지에 대한 문제는 재판을 하겠다며 나서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계속 만들어 주고 있다.

이번에 재미있는 큰 기사가 하나 나왔다. 아사히 신문이 요미우리 쟈이안트하고 한판 붙겠다고 나선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의 라이벌 신문, 아사히 신문 3월15일자 조간 1면 톱 기사에 요미우리 쟈이안트가 1997년부터 2004년사이에 요미우리가 스카웃 해 간 6선수에게 합계 36억엔, 최고로 많이 준 선수는 10억엔의 계약금를 주었다는 것이다. 당시 대졸 혹은 사회인 야구에서 프로로 갈때는 선수가 가고 싶은 구단을 지명할 수 있는 역지명, 또 자유획득제도를 이용해서 아마츄어에서 프로 즉 요미우리로 간 선수들인 것이다.

이때, 각 구단은 모여서 합의를 본 사항이 하나 있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 할지언정 처음 입단할때 계약금으로는 꼭 1억엔만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1억엔만 주기로 합의를 했으니까, 표면으로는 1억엔 계약서를 쓰고, 또 뒷 계약서를 하나 더 써서 최고 10억엔을 준 것이다. 다른 구단으로 가겠다고 말하던 선수가 하루 아침에 요미우리로 가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것도 있다. 아마도 요미우리와 뒷거래가 있었겠지 라고 상상만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로 계약서까지 나오고 말았다.

아사히 신문은 요미우리가 규정위반을 했다고 들고 나섰더니, 요미우리는 1억엔이란 표준 기준액이지, 최고액은 구단에서 사정할 수 있다며, 규정위반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누구의 말이 맞는 건지.

그런데 이 문제및 계약서는 회사내 1급비밀에 해당되는 사항이며, 알고 있는 사람은 구단 톱 몇사람만이 알고 있는 사항이, 계약서와 같이 유출되고 말았다. 당연히 누가? 아마도 와다나베와 한판 했던 기요다께 겠지, 라고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의심을 받는 기요다께 씨는 본인은 절대로 아니라며 펄쩍 뛰고 있다. 그러면 누구일까? 기요다께 씨라면 이해가 되지만 정말로 기요다께 씨가 아니라면, 누가 또 반발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 뒷 계약금을 받은 선수의 이름이 실명으로 또 얼마라는 금액까지 나왔다. 잘 하는 선수도 또 잘 했던 선수도 있지만, 못해서 지금 요미우리에 없는 선수도 있다. 받은 선수는 특별 취급을 받아 많이 받았기에 좋치만, 못 받은 선수들은 지금 그 기분이 어떨까? 무엇이 좋아서 같이 입사한 동료는 뒷돈까지 받았는데, 나는 뭐야? 라며 당연히 불만과 의심이 생길 것이다. /신재경

 

▲ 신재경 교수 ⓒ 제주의소리
 필자 신재경 교수는 1955년 제주시에서 출생했다. 제주북초등학교, 제주제일중학교, 제주제일고등학교, 한양공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했다. 한일방직 인천공장에서 5년간 엔지니어를 한 후 1985년 일본 국비장학생으로 渡日해 龍谷大學대학원에서 석사·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3년 京都經濟短期大學 전임강사를 거쳐 현재 세이비(成美)대학 經營情報學部 교수로 있다. 전공은 경영정보론이며, 오사까 쯔루하시(鶴橋)에 산다. 오사카 제주도연구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기도 한 신 교수는 재일동포, 그 중에서도 재일제주인들의 삶에 대해 조사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재일동포들의 '밀항'을 밀도 있게 조사하면서 <제주의소리>에 '어떤 밀항이야기'를 연재해 왔다. 또 일본 프로야구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발휘 '신재경의 일본야구'를 써 왔다.    jejudo@nift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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