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로 다가온 제주의 꽃들(21)

오늘 소개해 드릴 꽃은 대극과의 등대풀꽃입니다.
꽃은 작아서 보이지 않고, 이파리의 모양새가 더 예쁜 꽃입니다.

바다로 둘러쌓인 제주에서 등대를 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등대는 어둠을 비추어 밤바다에 나가있는 배들의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그래서 등대는 상징적인 의미로도 많이 사용이 됩니다. 어둠을 가르는 불빛, 깜감한 세상에 빛으로 다가오는 불빛은 희망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사람이 만든 것 중에서 자연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저는 두 가지를 꼽습니다.

모두가 바다와 관련이 있는 것인데 하나는 배요, 다른 하나는 바로 등대입니다. 사람들이 만든 것은 대체로 비자연적인고 파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이 둘만큼은 넓은 바다에서 거친 바다를 맞서 살아간다는 점에서 저는 인간이 만든 것들 중에서 자연과 잘 어울리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죠.

등대풀꽃은 아주 작아서 그냥 지나치려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노란꽃도 아주 작아서 얼핏보면 꽃인지 뭔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마치 먼바다에서 보는 등대의 불빛이 아주 작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그 작은 불빛은 생명의 빛이요, 세상과 바다를 연결시켜주는 고리이기에 참으로 소중한 빛입니다.

등대풀꽃은 이른 봄에 길가나 밭두렁에서 무리지어 피어납니다. 그러니 어쩌면 고난의 계절 겨울을 넉넉하게 이기고 피어나는 꽃입니다.

비록 화려한 봄꽃들의 행렬 속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는 못하지만 꿋꿋하게 피어나는 것은 아마도 어두운 세상에 빛을 밝히기 위함이 아닐런지 모르겠습니다.

성서에 보면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고 합니다. 될 것이다, 되라는 미래형이 아니라 현재형으로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빛은 그런 것 같습니다.
앞으로 비출 것이다가 아니라 지금 어두운 곳, 한 줄기 빛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비춰야 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등대풀꽃.
아주 작은 꽃이었지만 이 꽃을 바라보면서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야 겠구나 다짐하게 하는 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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