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 칼럼> 제주관광산업의 현주소와 제주개발 리더십의 위기

현재의 제주개발은 혹시나 앞으로 불어 닥칠 수 있고, 감내하기 어려울 수 있는 경제침체상황이나 국가적인 위기상황 등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 제주개발주체들은 종전의 개발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앞으로 10년 동안 제주개발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최근 관광산업이 그 나라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남부유럽 국가들이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을 반면교사 삼고자 하는 의미에서 앞으로 제주 관광산업의 불황이 장기화되는 경우나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는 경우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오히려 이들은 정치적 놀음에만 골몰하고 있다.

말하자면 시장만능주의자들이 제시하는 관광산업에 대한 장밋빛 논평이나 특정 관광산업을 제주지역 개발의 모델로 삼도록 유인하는 언론보도에 심취한 나머지 언젠가 제주지역 경제를 초토화시킬 수도 있는 위기상황을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중앙정부의 신자유주의 경제에 심취된 관료들을 흉내 내면서 ‘해외 제주경제영토’ 확장 운운하는 여유로움도 보여주고 있다.

말하자면 도정을 비롯하여 제주개발에 있어서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전문가들의 화려한 미사어구를 사용한 논평이나 언론보도를 너무 신뢰한 나머지 앞으로 제주개발에 닥칠 수도 있는 위기상황을 상정하여 유비무환의 자세로 대비하려는 본분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위기가 닥칠 경우를 대비하려는 진지한 정책 대안 만들기에 골몰하는 모습도 전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은 용역기관 등에 의하여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개발 환상을 그대로 받아들여 추진하는데 급급하면서 이를 빌미로 자신의 정치적· 행정적 입장을 강화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1. 제주의 전반적인 산업정책은 도민에 의한, 도민을 위한 것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다소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최근 제주관광학회는 지난 10년 동안 제주개발의 현실적 성과를 거울삼아 앞으로 제주관광개발 정책은 주민소득창출과 고용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연계될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관광개발로 인하여 제주지역이 황폐화되지 않으면서 도민들도 관광개발로 인하여 소외되지 않는 관광정책, 즉 지역주민의 소득창출과 고용에 도움이 되는 관광개발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그렇게 하기만 하면 지역주민들의 관광개발에 따른 님비현상은 크게 해소되고, 그 결과 갈등이 최소화 되는 상황에서 제주관광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사실 어떤 경우이든 제주개발이 관광산업의 진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그 목표로 하고 있다면 관광산업개발에 따른 개발이익의 상당부분은 제주지역으로 환원되어 상당수의 도민들의 몫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리고 천혜의 자연환경의 파괴를 최소화시키면서 제주지역의 부존자원과 인적자원을 동원하고 지역의 여건 등을 잘 활용하여 제주개발이 내생적 개발이 되어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

관광개발을 통한 도민의 일자리가 적정하게 창출되고, 도민의 소득증대가 크게 이루어지는 선순환구조를 지향하는 시설관광개발이 되어야 제주개발은 그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제주개발주체들은 이런 본질적인 문제들을 소홀이 다루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관광개발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개발주체들이 지역의 무분별한 개발을 유도하는데 일조하였을 뿐만 아니라 도민들에게 관광산업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화시켰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필자의 관점에서 보면 개탄스러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시설개발을 남발함으로써 환경파괴와 외부자본에 의한 지역경제의 잠식과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등에 대하여 뜻있는 인사들에 의하여 줄기차게 오랫동안 지적되어 왔음에도 행정은 타성적으로 이에 수수방관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처럼 관광개발로 얻어진 개발이익이 지역에 상당부분 돌아가지 않고 고용창출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관광산업의 육성을 통한 지역발전 전략은 당연히 재고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제주개발주체들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행정에게 부여된 권세를 악용하거나 남용하면서 제주개발을 밀어 붙여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위세가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

오히려 이들은 도민보다는 시설관광투자자본가들의 이익을 우선 배려하는 입장을 앞세우고 있다. 제도적으로 제주도지역의 땅을 사는 투자자들을 위하여 이들이 제주도지역의 땅을 많이 사도록 하는데 제주개발 관련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 어처구니없음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말하자면 모든 개발정책들은 제주도의 땅을 매개로 하는 소위“제주주식회사”를 만드는 수준에서 그 실리가 도민이 아닌 누구에게 돌아가든 개의치 않고 행정의 치적 중심으로 단기적이며 개별 사업별로 입안되어 추진되는 양상이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 제주개발행정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다

만일 앞으로 제주도지역이 진정으로 예컨대 싱가포르와 같은 국제자유도시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면, 싱가포르가 지금의 국제자유도시로의 면모를 갖추게 하였고 싱가포르의 국가경쟁력을 줄기차게 키웠던, 물론 그렇지만 다소 비민주적인 점에 대하여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리 관유 (전)싱가포르 수상과 같은 출중한 제주리더의 출현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제주도지역이 국가적 수준의 경쟁력을 다져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국제화 내지 세계화 되는 상황에 적의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하고, 시대정신과 정치철학이나 세계관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통합의 리더십과 전문성을 겸비한 리더의 출현이 요구된다.

필자의 관점에서 보면 1970년대 환경문제 등에 대하여 전혀 개념이 없었던 시대상황으로 평가되는 소위 개발독재시대에 공조직에서 몸담았었고, 오랜 기간 동안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식의 행정, 즉 소통부재의 상명하복체제의 행정에 잔뼈가 굵은 자칭 ‘행정의 달인들’에 의한 제주개발은 현재의 시대변화상이나 시대가치나 시대의 흐름에 비추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경험에 비추어 이런 리더들은 법과 제도에 의한 위세 부리기에는 능통하나 소통과 화합 더 나아가서 민주행정의 실현에 있어서는 먹통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수장들의 행정행태가 지속되는 한, 민주적· 개방적· 소통적인 제주국제자유도시로의 진입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유형의 가장(假裝)적인 리더들이 계속하여 제주개발행정을 관장하는 한, 현재 제주도지역의 거의 모든 땅은 외부자본들의 소유가 될 것이고, 제주도지역을 관광시설 또한 도처에 난립되어 있는 보통의 섬으로 만들 것임이 분명하다.

이런 사실은 지난 10년 동안 이런 유형의 행정 달인들에 의하여 추진된 초라한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의 성적표를 들여다보거나 자본 중심적인 시설관광개발에 치우쳐 있는 현재의 상황을 직시한다면 더욱 확연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 공동체 화합과 소통을 위한 민주적인 통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지난 10년 동안 제주개발이 추진되는 과정에 깊이 관여한 비민주적·폐쇄적· 소통부재적인 유형의 제주개발 수장들의 행정적 행태는 제주개발 따라서 필연적으로 파생될 수밖에 없는 공동체 구성원간의 분란을 최소화하면서 공동체의 통합을 위한다는 인본적인 소명의식 뿐만 아니라 도민간의 이견(異見) 통합하고 제주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상생을 위한 대안으로는 매우 역부족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이들은 시대정신에 입각한 국가수준의 경쟁력을 견인하려는 확고한 행정 철학과 세계관에 입각한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는 평가도 내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이들은 세계7대 경관 선정투표나 몇 차례의 제주특별법 개정을 위한 제도개선 사례에 비추어 행정의 달인답게 일상적 행정영역을 침소봉대하여 현안으로 둔갑시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여 위세 등등하게 대처하는 데는 매우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창의적이고 도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주다움을 배가하여 내외국인에게 보게 하는 제주개발 현안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였다기보다는 오히려 소극적으로 대처하며 기피하였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또한 이들은 용역기관들에 의하여 제시된 특정 국가나 도시의 개발 사례를 신봉하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았고, 그런 나라 또는 도시의 산업이나 사업을 벤치마킹하는 방향에서 작성된 용역결과물을 전폭적으로 받아들여 이를 근간으로 제주개발을 견인하는 용단을 임기 내내 보여주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이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도민이익을 극대화하는 개발목표를 제시하여 이에 입각한 제주개발을 주도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제주개발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도정의 비전을 대외 만방에 뚜렷하게 보여주지 못했다고 할 것이다.

 4. 관광산업만이 제주도민을 위한 대안은 아니다.

최근 미국 CNN방송은 공짜로 우리나라를 찾게 될 경우 외국인이 찾을 만한 가치가 있는 50대 경관 중에 제주의 자연적 랜드 마크(landmark)인 한라산이나 성산일출봉·섭지코지·우도· 협재 해수욕장 등 5개 관광지를 찾아 볼만한 것으로 소개한 바 있다.

관광지를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호객행위처럼 떠밀려서 끌려오기보다는 스스로 찾아서 오는 관광이 제일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방송네트워크인 CNN의 제주관광지 소개는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민을 세계7대 경관 선정투표에 참여하기 위하여 200억 원 이상의 국외전화료를 사용하여 제주도지역이 세계7대 경관으로 선정논란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제주도지역의 세계7대 경관 선정은 제주도지역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면서 내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제주도지역을 세계적 관광지로 추천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말하자면 이들이 자비를 들여 국제전화투표에 참여하여 제주도지역이 세계7대 경관으로 선정된 것이 아닌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주로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들이 영일(零日) 없이 눌러댄 국제전화 투표행위에 의하여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그 기대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제주도지역의 세계7대 경관선정으로 기대되는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정당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더욱 그렇다.

▲ 백승주(재경대정포럼회장)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더욱 놀라우면서도 도민들을 긴장시키는 사건은 최근 강정문제가 최고 정점에 와있는 상황임을 무릎 쓰고 도정이 해외제주경제영토 확장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몇 일 동안 도민의 생사화복이 풍전등화로 치달리는 긴급 상황을 무시한 채로 대범하게 관광입도(觀光立道)차원에서 중국에 체류하여 7천명의 기획관광을 성사시켜 놓고 중앙언론에 홍보하는 도정의 모습을 보노라면 그는 누구에 의하여 뽑힌, 누구를 위한 도정인지를 분간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왜냐하면 1인의 도민일지라도 그의 생사화복에 대한 문제는 위민행정의 근본이자 도정의 책임으로서의 몫이기 때문이다. /백승주(재경대정포럼회장)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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