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보궐] 일도2甲 강민숙, 여성특유 섬세함 최대무기…“여성1호 주인공” 자신

▲ 제주 여성의 정치 활동을 이끄는 선구자가 되겠다는 강민숙 후보.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벌써 20년이 넘었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1년, 수많은 풀뿌리 민주주의 일꾼들을 배출해냈지만 지역구에서 ‘여성’의 이름으로 배지를 단 이는 찾아볼 수 없었다.

21년 무풍지대에 머물렀던 ‘여풍’이 이번 4.11보궐선거에서는 ‘돌풍’을 일으킬까. ‘여풍당당’ 지역구 여성 1호 주인공이 되겠다며 표밭을 누비는 ‘여성 전사’가 있다.

제주도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9명의 후보 중 유일한 여성 후보. 제2선거구(일도2동 갑)에 나선 민주통합당 강민숙 후보(48)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출사표를 던졌지만 공천에서 아쉽게 떨어졌다. ‘제1호 지역구 여성 도의원’이 돼 제주여성의 정치 참여를 이끄는 선구자가 되겠노라 이번 4.11 보궐선거에 나섰다.

4.11보궐선거를 9일 앞둔 2일 그를 동행 취재했다.

▲ 어르신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강민숙 후보.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일도2동 경로당을 들어서며 “저 왔수다”라며 살갑게 인사를 건네는 강 후보는 어르신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삼춘, 요망지게 허크매 잘 부탁햄수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어르신들은 강 후보를 딸 대하듯 “조금만 하면 된다”, “고생이 많다”, “아침저녁 인사하는 거 보면 마음이 짠하다”며 걱정 섞인 덕담을 건넸다.

▲ 아침 인사에서 강 후보를 봤다는 한 어르신은 "이번엔 잘 될꺼라"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2년 전 출마했을 때는 “여자가 무슨 정치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강 후보는 “제주 여성은 강인하고 열정이 넘치는 데도, 유독 정치하겠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는 경우가 많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2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유권자들이 ‘여자니까 꼼꼼하게 잘 하겠지’라며 먼저 손을 내미는 유권자들이 많다. 선거 운동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가정주부인 강 후보의 하루 일정은 새벽 5시 시작된다. 집안 정리와 가족들의 아침 식사를 챙기고 나서야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설 수 있다. 이 역시 아직은 여성으로서, 주부로서 떠안아야 할 짐이다.

“마음과 열정을 다한 인사로써 유권자들에게 저를 알리고 있다”는 강 후보. 그는 오전 9시까지 새벽운동에 나선 주민들을 만나러 사라봉을 오르고, 직장인들 출근시간에 맞춰서는 아파트단지에서 인사를 하고, 등교시간에 맞춰서는 손자들 학교 보내는 어르신들께 아침인사를 다니느라 눈코뜰새 없이 오전이 후딱 지나간다고 했다.

여린 체구의 중년 여성이 소화하기엔 무리(?)가 갈 정도로 빽빽한 일정인 듯싶었다.

‘힘들겠다’고 하는 기자의 인사치레에 정작 강 후보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반응이다.

그는 “평소에 걷기를 즐겨 힘에 부치지는 않는다”며 “많은 분들을 만날수록 힘이 솟아나는 체질인 것 같다”고 오히려 너스레를 떨었다.

▲ 사별한 남편을 대신해 작은아들 고용호씨가 강민숙 후보와 선거 운동을 다닌다. ⓒ제주의소리 오연주 기자

“여성에 대한 선입견과 체력적 한계보다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유권자들을 만날 때가 걱정이 크다”는 강 후보는 “정치는 특정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 모두가 의지와 뜻을 갖고 해야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다”는 말로 ‘생활정치’ 적임자임을 에둘러 내세우기도 했다.

가녀린 그녀의 어깨에 ‘어떻게 4만명에 가까운 일도2동 주민들을 이끌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강 후보가 정치에 대한 생각을 밝힐 때는 ‘아우라’마저 느껴졌다.

여성 도의원 1호를 자신하느냐는 질문에 강 후보는 “여성의 섬세함으로 사회의 그늘지고 어두운 소외된 계층에 대한 애정과 사랑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복지의 제주, 평등의 제주를 구현하겠다”는 말로, 제1호 지역구 도의원에 도전하는 각오를 피력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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