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 4~5월 계약 곤두박질...이장.수의 업체는 계약 폭주

제주도내 웨딩업계와 장례업체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3년만에 윤달이 찾아오면서 결혼을 앞둔 커플들이 윤달을 피하기 위해 결혼식을 미루는 반면, 이장을 계획한 사람들이 늘면서 장례업계는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윤달은 날짜상의 계절과 실제 계절이 어긋나는 것을 막기 위해 몇 년에 한번씩 돌아오는 달을 말한다. 올해 윤달은 양력으로 4월21일부터 5월20일까지 한달간이다.

예로부터 윤달은 '남는 달', '손이 없는달'로 여겨져 이 시기에 결혼을 하면 부부 금슬이 좋아 지지 않는다는 미신이 있다. 반대로 이장을 하거나 수의를 마련하면 집안에 평온이 온다고 여긴다.

하늘과 땅의 신이 사람들에 대한 감시를 쉬면서 이 기간 묘지 개장이나 단장, 수의를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 미신이 발달한 제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윤달을 앞두고 울상을 짓는 곧은 바로 웨딩업체다. 제주시내 대표 웨딩업체인 M센터의 경우 4월21일부터 한달간 예약 건수가 평소의 5분의 1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한달을 기준으로 40~50여 건에 이르던 결혼 예식 계약이 윤달기간에는 8건에 불과하다.

계약이 급감하자 업체는 예식비를 전액 감하고 결혼식 식사비용을 1인당 2000원을 할인하는 파격적인 당근책을 내놓았다. 150만원 할인효과가 있음에도 실제 계약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웨딩업체 관계자는 "윤달에 결혼하면 좋지 않다는 속설때문에 계약이 평소의 20%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각종 이벤트 행사를 진행해도 식장 예약은 거의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반대로 장례관련 업체는 밀려드는 주문에 반색하고 있다. 제주시내 J업체의 경우 이장과 수의 주문이 평소보대 2배 이상 늘었다. 밀려드는 주문에 하루종일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장이 늘면서 묘지개장에 따른 화장수요도 급증했다. 일거리가 집중된 곳은 다름 아닌 양지공원이다. 이 곳은 개장묘지의 화장예약으로 일반 사망자의 화장조차 애를 먹고 있다.

윤달 한달간 화장이 예약된 유골만 2400기에 이른다. 이는 지난 한해 개장유골 화장건수 4400기의 절반이상에 해당한다.

양지공원 관계자는 "윤달을 앞두고 화장예약이 밀려오면서 화장기 5대 모두를 풀가동해야 할 상황"이라며 "예약된 양을 소화하기 위해 화장설비 가동시간을 1시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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