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로림만 조력발전소건설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과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포옹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해군기지반대 단체 강정서 대규모 집회...경찰, 물대포 배치 '1명 연행'

"정부가 앞장서서 주민들을 이간질 시키고. 결국 피해자는 주민들이예요. 조용한 땅에서 평온하게 살고 있는 주민들이 무참히 찢겨져 나가는 겁니다. 강정이나 가로림만이나 똑같아요"

신재생에너지인 파력발전소 건설을 두고 찬반 갈등을 빚고 있는 박정섭 가로림만 조력발전소건설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이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에게 건넨 말이다.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범대위, 해군기지저지 전국대책위, 평화의섬 천주교 연대 등 4개 단체는 14일 오후 4시 강정마을 체육공원에서 제11차 강정 집중방문의 날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 앞서 경찰은 천여명의 경력을 해군기지 공사 현장과 해군제주기지사업단, 강정포구 인근 곳곳에 배치하고 공사장과 구럼비 해안 진입을 차단하고 있다.

강정마을 체육공원에서 열린 집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가 제주해군기지의 미국군사기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가로림만 조력발전소건설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해군기지 반대운동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현장에는 해군기지반대 전국대책위의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와 박정섭 가로림만 반대위원장, '통일의 꽃'으로 유명한 임수경 남북방송교류추진위원회 전문위원 등이 참석했다.

제주에서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홍기룡 군사기지범대위 위원장, 현애자 통합진보당 제주도당위원장, 이경수 공동위원장, 강경식, 김영심 제주도의회 의원 등이 함께했다.

참석자들의 관심은 역시 강동균 회장과 박정섭 위원장에 쏠렸다. 두 사람 모두 마을에 들어서는 대형 토목사업에 맞서 6년 가까이 반대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다.

충남 태안반도 북쪽에 위치한 가로리만은 수심이 깊고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는 자연조건으로 끊임없이 개발대상지로 거론돼 온 곳이다. 반대운동 중심에는 박 위원장이 있었다.

박 위원장은 "고향을 떠나 어디로 가라는 것이냐. 정부는 사업추진을 위해 찬반 주민에 이간질까지 시킨다"며 "마을에서 친구와 이웃이 원수가 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정부는 찬반을 가르고 싸움을 붙이고, 시공사인 삼성과 롯데, 포스코는 세금만 빼먹으려 하고 있다"며 "고향은 주민들이 지켜야 한다. 제주해군기지도 도민들이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강정마을 체육공원에서 강정마을 집중방문의 날 행사가 열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통일의 꽃으로 불리는 이수경 씨가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이씨는 제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발언이 끝난후 강동균 회장이 발언대에 나서 박 위원장 포옹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았다. 강 회장은 해군과 경찰이 강정마을에서 인권을 유린하고 무차별적인 폭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인권탄압이 전 국토를 덮으려 한다. 자연과 마을을 벗삼아 사는 것이 사람다운 것이 아니냐. 그런 최소한의 조건도 없애려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제 더이상 순진해서는 안된다. 주민과 도민들이 분노하고 일어서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의무,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현애자 위원장은 통합진보당의 총선 결과를 언급하며 민주통합당과 함께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연합전선을 강화할 것이고 밝혔다. 국정조사 추진도 언급했다.

현 위원장은 "강정에서 6년째 평화를 위한 진보진영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총선에서 교섭단체에 이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으나 민주당과 함께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미군기지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 행사 참가자들이 '해군기지 결사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정 대표는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2008년 10월 미국이 한국에 미사일 방어체제인 엠디(MD)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한달 후인 2008년 11월 한국이 동의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사전에 이런 작업들은 한미일 3국이 MD에 협력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MD는 제주해군기지 사업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21순위로 19대 국회에 등원하게 된 시민운동가 임수경씨도 현장을 찾아 응원했다.

임씨는 "인혁당 사건으로 고통 받은 문정현 신부가 해군기지 반대 활동 도중 추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했다"며 "해군기지 반대를 외친 야당이 제1당에 올라서지 못했으나 역사는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5시20분부터 체육공원을 출발해 '강정의 푸른 밤' 문화행사가 열리는 강정포구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강정포구 인근에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평화활동가 김모씨를 연행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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