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미래’에 대해 말들을 많이 하는데, 필자가 보기에 ‘미래’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우리가 알 수도 없고 개입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의지로 바꿀 수 없는 미래’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만들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기 때문에 ‘의지로 바꿀 수 있는 미래’이다. 필자는 이런 점에서 교육은 ‘의지로 바꿀 수 있는 미래’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의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서로 힘을 하나로 모아 문제를 해결하고 일을 추진해 나갈 때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산남지역이 심각한 교육 불균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필자와 우리 도의회 위성곤 의원이 공동으로 도내 25개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 1,539명을 대상으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주요정책 개선을 위한 연구조사’를 실시했다. 다른 결론은 차치하더라도 도시와 농촌, 서귀포시와 제주시 간에 학력 격차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74%가 도농간, 서귀포시와 제주시 지역간 학력 격차가 있다고 답한 것이다. 실제로 산남과 산북 간의 학력 격차가 뚜렷하다.

2010년 6월과 11월에 시행된 제학력평가 결과를 보면 초등학교인 경우 수학은 5점, 사회는 6점까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학교는 격차가 더 벌어진다. 수학인 경우 6월 시행 제학력평가에서는 7점 가까이, 영어도 4점이나 차이가 나고 있다. 특히 산남의 읍면지역 학생의 경우는 더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 서귀포지역 고등학교 2012학년도 졸업생의 4년제 대학 진학자의 비율을 보면, 도 전체가 62.5%가 되고 있지만 서귀포 관내에서는 50%도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전문대 진학자가 서귀포 지역에서 50%가 넘고 있다는 점에서도 교육 격차가 제주시와 서귀포 지역 사이에 상당히 벌어진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우수 학생들의 대학 진학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4년제 육지부 대학진학자의 수는 더욱 심각하다. 4년제 육지부 대학진학자는 도 전체가 30.5%인데 반해서귀포시 지역은 7%에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서귀포시지역 우수 학생 유출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어서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필자는 서귀포시와 제주시 지역간 학력 격차를 줄이는 방안으로 경기도교육청을 벤치마킹한 ‘혁신학교 도입을 통한 공교육 체질 강화’를 제안한다. 학급당 학생수를 25명 이하로 감축하고, 토론식 수업 등 다양한 교육방법을 도입하는 것이다. 교사의 업무를 경감하기 위한 행정전담인력을 배치하여 교사가 수업과 학생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학생 개별로 기초학력을 책임지는 구조로 학생학력향상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마이스터교 추진을 제안한다. 마이스터교는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을 통해 졸업 후 우선 취업이 가능한 학교를 말한다. 도내 특화산업을 연계하여 산업경쟁력을 가지는 산업과 관련한 학교를 마이스터교로 지정할 수 있지만, 우리 제주에는 아직 한군데도 지정된 바가 없다.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수요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 있는 특성화고등학교로 전환할 수 있는 개편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현정화 의원.
그리고 골프학교, 요트학교 등 특정 스포츠 교육을 위한 스포츠산업과 관련한 학교 설립도 필요하다. 더 나아가 산남 지역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학교를 예술고로 개편하는 것도 설득력 있고 효율적이라고 할 것이다.

이런 노력들이 이어질 때 도시와 농촌, 산남과 산북 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인구도 분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고, 결국 의지로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현정화 의원

<제주의소리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