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인 요리대회 열려…자립 지원 프로그램 절실

▲ 5일 제주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정신지체인 요리대회'가 열렸다.ⓒ제주의소리
"조금 서툴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고요!"

5일 오전 제주종합사회복지관 4층에서는 정신지체인들이 요리삼매경에 푹 빠져있다.

㈔제주도정신지체인애호협회 부설 정신지체자립지원세터(센터장 김호성)는 정신지체인 요리대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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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장애인 대부분이 보호자가 없을 경우 대부분 식사를 거르는 등 주체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운 점을 감안, 자립생활의 가장 기본일 수 있는 요리를 통해 자립생활 능력을 향상시키고 정신지체인들의 자신감 확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 요리대회를 마련했다.

오늘의 경연을 위해 밤새워 연습했다는 애덕의집 참가자들. 칼질 하나하나, 콩나물 손질 등 결연한 의지가 배어나지 않는 곳이 없다. 오늘의 메뉴는 새우볶음밥. 예사롭지 않은 칼솜씨에 놀라 물으니 "지난 4월부터 6개월 가량 그룹홈 프로그램으로 요리강습을 주2회정도 실시했다"는 시설관계자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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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지체장애인 요리강습에 참여했던 몇몇 이들은 자신들의 가르침이 얼마만큼의 빛을 보고 있는 지 문밖에서 확인하며 흐뭇해 했다. 한 봉사자는 "정신지체인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는 것은 어렵지만 안 되는 것은 아니"라며 "꾸준히 반복해 가르친 결과로 오늘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보여줘서 너무 보람있다"고 밝혔다.

우선 적당량의 물을 냄비에 넣고 불을 다룰 때는 조심조심.
물이 끓고 나서는 된장을 살살 잘 풀어야 된다고 했지.
음~ 조금 싱거운 듯 해. 소금을 넣을 때는 조금씩.
미역을 솔솔 풀면서 넣고 한번 끓으면 불을 꺼.
휴~ 조은하표 미역된장국 완성!!

▲ 은하표 미역된장국 만들기.ⓒ제주의소리
대회에 참가한 아가의집 관계자는 "1년에 한번 행사를 위한 연습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적용이 가능하게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3급 장애를 가고 있는 정신지체인들은 18세 이상이 되면 이들을 받아줄 수 있는 시설이 없다"며 "언제까지나 보호자를 동반해 살 수 없으니 이들을 위한 그룹홈 등 자립생활을 가능하게 교육할 수 있는 프로그램 지원이 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어때요? 맛 최고죠?' 음식을 맛본 심사위원에게 평가를 묻는 건이.ⓒ제주의소리
한국조리사협회 제주도지회와 제주산업정보대학 관광호텔조리과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는데 이날 심사의 초점은 팀내에서 맡은 바 임무를 잘 소화하고 얼마나 협동을 잘하는 지다.

한국조리사협회 제주도지회는 앞으로도 정신지체인들의 자립생활을 위한 요리강습 등의 프로그램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대회에는 사회복지법인 유진 부설 아름다운 세상, 아가의 집, 제주애덕의 집, 제주영송학교, 제주도장애인종합복지관, 평화의 마을, ㈔제주도정신지체인애호협회 부설 주간보호시설, ㈔제주도정신지체인애호협회 서귀포시지부 부설 주간보호시설 등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벌인 가운데 애덕의 집이 만든 볶음밥이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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