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 칼럼> 강정·국제자유도시...어느하나 주도 못하는 제주 리더십  

 
      ‘제주도가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장의 공유수면 매립공사 정지 처분에 앞선 해군 쪽 청문 절차를 끝낸   지 17일이 지났지만 현재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미적거리고 있다.

   해군기지 예정지 인근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시민단체들은 제주도가 절차를 끝내고도 결정을 미루는 것은 정부의 눈치 보기라며 비판하며 공사 정지 명령을 서둘러 내릴 것을 촉구했다. 제주도는 이날 청문과 관련한 법률적 문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도가 공사 정지 명령을 내릴 경우 공사 정지 명령을 직권으로 취소하는 등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강경 방침 표명으로 인한 부담 때문에 결론 발표를 늦추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4월 12일 공유수면 매립공사 정지처분의 사전 절차로 해군 관계자 등을 불러 청문을 마쳤으나 아직 판단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제주도의 결정은 국외 출장 중인 제주도지사가 귀국하는 5월3일 이후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아직까지도 이에 대한 제주지사의 결정은 전혀 가시화 되지 않고 있다.‘

 

  위의 상황은 현재 제주현대사의 현안 중 현재와 미래 제주개발과 발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강정해군기지 건설문제에 대한 제주지방정부의 믿기 어려운 부실한 위기대처 능력의 현주소이자 제주지역을 대표하는 올곧은 리더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눈치와 코치를 다 동원하여 자신의 안온(安穩)과 도백으로서의 운신의 폭을 만세에 기리 보전하려는 듯 인양 제주도지사의 미적거림의 극치를 짧지만 의미심장한 어조로 도내·외에 스스럼없이 알리려는 한 지역 언론의 보도 내용의 한 부분이다.

  1. 제주도에서는 보스(boss)주의가 통한다.

 제주도지역에서는 ‘신구범· 김태환· 우근민’을 지칭하는 소위 ‘제주형 3김’이 번갈아 가며서 관선과 민선 제주특별자치도정을 책임지는 과정에서  학연·혈연·지연을 중심으로 형성된 보스주의가 판치고 있다.

이들은 번갈아가며 제주의 보스이면서 리더임을 자임하고 있다. 이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끼리끼리 문화는 세계화 내지는 국제화를 기치로 제주도지역을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가 있을 때마다 벌어지는 줄 세우기와 선거 이후에 논공행상에 따른 자기 사람 심기의 망령은 제주 공동체사회를 사분오열시키고 제주공동체의 갈등의 진화제로서보다는 갈등의 도가니에 더욱 열을 가하는 발열촉진제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는 제주공동체사회 전체를 불신과 갈등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특유한 제주풍토병이 제주자치도를 이끌어 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기대되는 올곧은 소신과 능력과 자질을 겸비하고 젊음과 용기를 가진 공직사회구성원들을 무력감에 빠지게 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래의 제주발전을 위해 기본적 행정업무에 능한 소위 행정의 달인이 아니라 기획과 분석과 전략적 사고와 능력을 가진 인재들을 길러내야 한다는 주장 또한 이런 망령으로 인하여 크게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공조직 구성원의 경우 지방선거과정에서 어느 후보자의 줄에 서느냐에 따라 나중에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능력과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결정되는 상황이 일반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막강한 공조직 구성원들의 맨 파워영향에 따라서는 제주공동체 구성원, 즉 도민 전체가 덩달아 이런 편가르기와 줄세우기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드러나고 있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 제주공조직구성원의 경우 엄밀한 의미에서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이 헌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직업공무원제도에 의한 신분보장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는 우려가 잠복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제주특별법상 공정인사원칙이나 능력주의원칙이 정상적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필자의 관점에 비추어 제주도지역 지방선거 결과 제주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후보자의 당선에 기여한, 말하자면 선거과정에서 직접적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던 ‘당선자 사람들’, 선거과정에서 직접적으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였던 자의 친인척들이나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후보자의 당선에 기여한 자들로서 당선자가 본의 아니게 빚을 갚아야 할 사람들이 당선자의 배려에 힘입어 막무가내로 제주자치도의 공조직이나 지방공사 등에 무혈 입성하는 인사행정의 불공정사례가 계속하여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주도지사가 이들 중 일부를 산하기관에 배정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제주도지사는 이들이 보다 손쉽게 입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건 조성차원에서 전임도정의 배려로 근무하고 있는 전임도정의 사람들을 몰아내기 위한 조치로서 그 임기 초에 여론의 거센 질타를 무릅쓰면서까지 속전속결로 감사위원회의 투입 등과 같은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는 것도 서슴치 않는 것으로 지역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 직후에도 전례와 마찬가지로 인사행정의 불공정 사례가 발생하였다. 환경·경제부지사·제주·서귀포시장 자리를 비롯하여 여타 유관기관장 자리가 이들 선거공신들에 의하여 채워졌다.
 
따라서 이런 보스주의 공조직체제 하에서 명망성과 식견과 능력을 겸비한 경쟁적 리더의 출현을 기대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그 기대가능성이 보잘 것 없어 보인다.

그래서 현재 제주의 모든 현안에 대한 결정과 그 목소리는 제주도지사로 한정되어 있고 제주도지사는 그들만의 리그를 즐기는 막강한 보스이면서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자신의 안위와 보신과 우물쭈물하기를 주저하지 않아도 누구든 감히 뭐라고 하지 않은 자칭 리더로서 행세하는 제주도의 대형(大兄) 제주도지사에 의해서만 결정되고 그에 의해서만 발설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제주도공직사회의 불문율이 되고 있는 듯하다. 공직 누구든 감히 강정의 문제에 대한 도민의 안위와 이익과 행복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도민에 대한 헌신적인 봉사자의 입장에서 소신을 갖고 일언 반구하는 것조차 꺼려하고 있다.
   
  2. 보스와 지도자의 자질은 전혀 다르다.

 

   

 홍사중 선생은 그의 「신지도자론 : 리더와 보스」에서 보스와 리더의 자질을 다음과 같이 흥미롭게 비교하고 있다.

 ‘보스는 사람을 몰고 다니나, 리더는 그들을 끌고 간다.  보스는 권위에 의존하나, 리더는 선의(善意)에 의존한다. 보스는 늘 회초리를 필요로 하나, 리더는 회초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보스는 나라고 말하나, 리더는 우리라고 말한다.

  보스는 가라고 명령하나, 리더는 가자고 권한다. 보스는 등 뒤에서 일하나, 리더는 공개적으로 일한다. 보스는 남을 믿지 않으나, 리더는 남을 믿는다.  보스는 겁을 주나 리더는 희망을 준다. 보스는 복종을 요구하나, 리더는 존경을 모은다. 보스는 무지개를 바라보나, 리더는 자기가 밟고 있는 땅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보스는 자기 눈으로만 세상을 보나, 리더는 대중(도민)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보스는 자기의 약점에 의해 권위를 유지하나 리더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권위를 얻는다. 보스는 자기의 약점을 숨기나, 리더는 자기의 약점을 숨기지 않는다. 보스는 자기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을 미워하나, 리더는 자기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가까이 한다. 보스는 권력을 쌓으나, 리더는 권위를 쌓는다. 보스는 타협을 모르고 대화를 거부하나, 리더는 타협을 잘하고 대화를 즐긴다.

  보스에게는 귀가 없으나 리더에게는 여러 귀가 있다. 보스는 누가 잘못하고 있는가를 지적하나, 리더는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가를 알려준다. 보스는 자기가 한말도 무시하나, 리더는 자기가 한말에 책임을 진다. 보스는 부하만을 만드나, 리더는 지지자를 만든다. 보스는 권력을 즐기나 리더는 권위마저도 즐기지 않는다.

  보스는 권력이 전부라고 생각하나, 리더는 권력이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보스는 후계자(후임자)에게 무거운 짐만 떠넘기나, 리더는 후계자에게 짐을 덜어준다. 보스는 뒤에서 호령하나 리더는 앞에서 이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제주도지역의 경우는 보스와 리더 중 어느 쪽이 많다고 생각하십니까? 제주도지사는 이 중 어느 쪽이라고 보십니까? 

  3. 보스에게 리더의 판단력과 과단성 그리고 용기를 요구하는 것은 사치일 수 있다.

  어떤 일을 할 경우 모든 것에 우선하는 것은 판단력이다.  올바른 판단을 신속하게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것은 좋은 머리를 가지고 있어야 하나, 머리만으로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그래서 리더는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줄 아는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해(利害)와 득실(得失)을 초월하여 무엇이 옳은 일이며, 무엇을 우선하여 행하여야 하는가를 판단할 줄 아는 판단력과 과단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리더는 일단 판단을 내리면 이를 실행하는데 조금도 주저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화(禍)를 입을 수 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노나라 ‘계문자’라는 작자는 언제나 세 번씩 심중하게 생각을 거듭한 후에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즐겼다. 이 이야기를 들은 공자는 두 번만 생각하면 충분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공자는 “곧 생각도 지나치면 오히려 우유부단해지기 쉽다”는 것도 이야기 했다.  말하자면 공자의 이 말은 우유부단하다는 것은 결단의 용기가 없다는 뜻이며, 그것은 무능하다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점을 만인에게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주도의 자칭 리더들은 이런 판단력의 소유자들이며, 이들은 제주도의 개별현안들을 처리함에 있어서 자신의 이해와 득실을 초월하고,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이며, 무엇을 누구를 위하여 우선해야 하는 가를 판단할 둘 아는 판단력과 과단성 그리고 용기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현재 불철주야 심지어는 중국과 중동에 가서까지 강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남달리 노심초사 했고 아직도 그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현재의 도정은 어떠신가요?

  4. 정약용 “다른 벼슬은 구(求)해도 좋으나 목민관(지방관) 벼슬은 구(求)하지 말라”

  1812년 정약용은 목민심서(牧民心書)의 새로 관직을 부임 받아 부임하다는 제1조 제배(除拜)편에서 “他官可求(타관가구)나 牧民之官(목민지관)은 不可求也(불가구야)니라”고 하여 다른 벼슬은 구해도 좋으나 목민관(지방관)의 벼슬은 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윗사람을 섬기는 사람을 민(民)이라 하고 목민하는 사람을 사(士)라고 했다. 사는 벼슬을 하는 사람이고, 벼슬하는 사람은 모두 목민하는 사람이다. 서울에서 중앙관료는 임금님을 받들어 모시거나 중앙부처의 관직을 맡아 수행하기 때문에 매우 조심하여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죄를 짓거나 후회할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오직 지방관 수령만이 만백성의 우두머리에 앉아 하루에도 온갖 중요한 일들을 다 처리하여야 함으로 천하에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과 대소의 차이는 있으나 그 자리의  실상이 같다. 이러함에도 어찌 목민의 벼슬을 구하겠는가?

그래서 재주가 있고 큰 뜻을 품은 사람이 있다면 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헤아려 보아 백성을 다스릴 만하다고  생각되거든 한 고을 다스리기를 청해도 좋다고 하였다. 

정약용은 후세들에게 “목민관(지방관)은 오랫동안 어눌하게 지내온 사람이 목에 힘을 주고 다른 사람을 호령하도록 하기 위하여 마련된 자리가 아니”라고 했다. “모름지기 목민관의 자리는 정말로 능력 있고 올바른 사람이 차지하여 백성들에게  봉사하도록 하기 위해서 마련되었을 따름이다”라고 했다.

  5. 제주도에는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리더의 부상과 역할이 요구된다.

  최근 제주공동체가 요동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의 성과는 지난해 말로 만10년 되었으나 가시적인 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

특히 제주현대사에 있어서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수 있는 강정문제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그럼에도 제주지방정부나 제주사람 중심에 의한 행정적 단안이 제시되지 않은 속수무책인 상황이 제주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고 있다. 말하자면 서울 사람들 중심의 법조계이나 학계가 주도하여 나름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크고 작은 제주현안들 또한 제주자치도정부의 정책 판단의 오류 또는 중앙정부의 무성의로 도민들의 심사를 안정시킬 만큼 좋은 해결책들이 제시되지 않은 채로 방치되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제주자치도정부의 우유부단함이 극에 달한 느낌을 주고 있다. 더욱이 어떻든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이라는 10년 공든 탑을 무너뜨릴 듯한 위세로 한 유력 대선주자가 제주도지역을 ‘하와이형 군사기지겸용 관광지’조성이라는 공약 아닌 공약을 들고 나왔다.

 

▲ 백승주(재경대정포럼회장)C&C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역사는 인간의 의식 속에서 삶의 족적과 사고와 품은 뜻에 의하여 하나들씩 기록한다. 제주도 역사도 마찬가지다.

제주도의 역사 또한 민주와 자유와 법치와 평화의 이념을 몸소 실천하는 도민의 삶과 사고와 뜻이 어우러진 현재와 미래 도민들의 역사로 기록되어져야 한다. 그리고 도민의 삶과 행복이 가능한 한 넘치는 공동체가 실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제주에는 새로운 리더의 부상과 역할이 절대 요구 된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도민 모두는 행복해질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 백승주(재경대정포럼회장)C&C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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