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제주의 관문 제주공항 이용객 홀대론

인천공항이 올해로 7년 연속 세계최고의 공항으로 선정되었다.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주관하는 공항서비스평가(ASQ·Airport Service Quality)에서 ‘세계 최고 공항상’을 수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최고 공항상’, ‘중대형공항 최고 공항상(2500만~4000만 명 기준)’도 함께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인천국제공항은 개항한지 불과 10년 남짓 된 신생공항이다. 허브공항을 선점하기 위한 아시아 각국 공항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인천국제공항이 이렇듯 단기간에 브랜드 파워를 공고히 하고 세계적인 공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지속적인 경영혁신과 고객지향적인 경영을 해 온 결과다.
 
정부차원에서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인천공항은 공항 본연의 기능인 항공기 출도착 및 입출국 시스템의 신속화와 편리성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뿐만 아니라 넓고 다양한 휴식 및 휴게 공간을 갖추어 이용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최근에는 라이브공연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조성하여 판소리에서 비보이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공연을 선사함으로써 이용객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있다. 인천공항은 기능적 측면에서 그리고 감성적 측면에서 이용객을 총체적으로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이 ‘세계로 통하는 한국의 관문’이라면, 제주공항은 ‘한국을 대표하는 휴양형 리조트로의 관문’이다. 제주공항은 연간 1500만명 이상 관광객이 이용하는 제주관광의 시작점이자 종결점이다. 또한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국내 14개 공항 중 흑자를 내는 몇 안 되는 노른자 공항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주공항의 현실은 어떤가?

공항 탑승대기실은 난민 수용소를 방불케 한다. 국내선을 물론이고 국제선 대기실에서도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출발편이 겹칠 때에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관광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한국의 좌식문화를 꼭 공항에서 보여주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과연 세계 어느 공항이 제주공항처럼 탑승객을 바닥에 앉아 기다리게 한다는 것인가?

주차장 상황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이용객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공항주차장을 확장하고 렌터카 사무실을 신축한다고 할 때만 해도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시설이 완공된 지금 렌터카사무실은 임대료가 너무 비싸 업체들은 입주를 꺼리고 있다.

주차장 비가림시설 또한 렌터카사무실까지만 연결되어 있어 관광버스에 탑승하는 단체객들은 우천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주차장 확장 공사를 위해 교통영향평가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주요 지점까지 비가림 시설을 하도록 권고 받은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무시된 것이다.

제주공항은 이제 점점 시장바닥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국제공항이라는 명칭이 무색한 세계 최악의 공항으로 변해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또한 하나의 기업이다. 수익성 창출을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꾀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고객만족을 무시한 채 수익성 창출에만 연연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마케팅이라는 개념을 잊은 경영철학은 지속가능한 기업(going concern)이기를 포기한 기업이다.

항간에서는 들리는 면세점 매출액을 올리기 위해 한국공항공사가 이용객 대기공간을 없앴다는 소문이 필자의 귀에 단순한 풍문으로만 들리지 않은 것은 공항공사의 이러한 안일한 경영철학에 기인할 것이다.

제주공항은 제주의 첫인상이다. 제주에서의 추억의 편린들을 갈무리하는 마침표의 공간이다. 그만큼 관광객에게 잊을 수 없는 중요한 공간으로서 제주관광 전체의 인상을 좌우한다. 
이제라도 바뀌어야 한다. 정부, 제주자치도, 한국공항공사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이다. 정부는 보다 객관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에서 제주공항의 현실을 직시해 주었으면 한다.

▲ 강창수 제주도의회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자치도 또한 적극적인 자세로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를 비롯해 한국공항공사 등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공항공사에 바란다. 수익이 나는 공항에서 가능한 많이 쥐어짜내자는 식의 소극적인 경영 자세에서 벗어나 인천공항공사와 같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파이를 키우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기를 바란다. 발생된 수익이 제주를 찾는 관광객과 도민들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재투자되는 고객지향적인 공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간곡히 바란다.

인천공항이 7년 연속 세계최고의 공항으로 선정된 것처럼 제주공항도 최고의 공항으로 거듭나 제주관광의 소구포인트(Appeal Point)가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한국공항공사와 제주자치도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 강창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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