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광림 박사 가족 현양비 제막식에 참석한 부인 전혜성 박사

"고인과 우리 가족의 마음을 다시 한번 고향으로 돌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해 '북제주군을 빛낸 인물'로 선정된 故 고광림 박사의 부인 전혜성 박사는 14일 가족 현양비 제막식에 참석해 북제주군과 마을주민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 故 고광림 박사의 부인 전혜성 박사.ⓒ제주의소리
전혜성 박사는 "본인이 이 자리에 같이 하지는 못해도 하늘에서 보고 반가워하고 감사할 것"이라며 "고광림 박사는 일찍 고향을 떠났지만 항시 고향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가족 현양비 건립에 대해 전 박사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을 잘 알고 있는데 이렇게 북제주군과 하귀1리 마을주민 모두가 단합해 현양비를 제작해 주어 뭐라 감사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고향 출신의 인물을 위해 이렇게 마음을 모은 일은 아마 전국에서도 유례가 없을 것 같다"고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자연석 그대로의 현양비처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고 현양비 위에서 자라나는 소나무처럼 차세대들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이처럼 하나되는 제주인들의 모습을 해외에 널리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전 박사는 "비록 오늘 다른 가족들은 참석치 못했지만 미국 현지에서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북군은 인재육성시책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북제주군을 빛낸 인물'을 발굴,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故 고광림 박사 가족이 처음으로 선정됐다.

▲ 14일 북제주군 애월읍 하귀1리 마을입구에서 故 고광림 박사 가족 현양비 제막식이 열렸다. /북제주군청 제공
국내·외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미 국무부 인권담당차관보를 지낸 고홍주 박사(현 예일대학교 법과대학원 학장)의 아버지로 더 잘 알려진 고광림 박사는 1920년 북제주군 애월읍 하귀1리에서 태어나 경성사범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법과 수석 졸업, 미국 럿거스대 정치학 박사, 하버드대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 전혜성 박사가 제자인 이무영 박사와 함께 비문을 살펴보고 있다.ⓒ제주의소리
광복 후 서울대학교 강단에 섰다가 1949년 미국으로 가 UN과 주미특명 전권공사를 역임했고 보스턴한인회 창립과 보스턴 법대, 센트럴 커네티컷대, 예일대 법대 등지에서 교편을 잡았다.

고 박사의 부인인 전혜성 박사 또한 사회학·인류학 박사로 24년간 예일대에서 연구활동과 교편생활을 하며 남편과 함께 동암문화연구소를 설립, 평생을 후진양성과 재미한국인의 지위향상 등 조국의 발전과 국제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노력했다.

▲ 전혜성 박사가 현양비를 쓰다듬고 있다. /북제주군청 제공
고·전 박사 부부는 슬하에 6남매를 뒀는데 모두 미국의 예일대와 하버드대에서 12개의 박사학위를 취득해 장남인 경주씨는 메사츄세츠주 보건후생부장관과 하버드대 공공보건대학원 부학장으로, 차남 동주씨는 메사츄세츠주립대학교 교수로, 3남인 홍주씨는 미국무부인권담당차관보 역임과 예일대법대학장으로, 4남 정주씨는 저명한 미술가로, 장녀 경신씨는 중앙대 교수로, 차녀 경은씨는 예일대 석좌교수로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 마을주민들이 나와 현양비 제막을 축하하고 있다.ⓒ제주의소리
이에 북군은 3200만원을 투입, 고광림 박사 출생지인 애월읍 하귀1리 마을입구 50평 규모의 부지에 제주 자연석(30t 규모)에 업적을 새겨넣은 현양비를 건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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