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개 읍면동 중 20여개 단일선거구 선거판도 변화
면지역 도의원 확보,'동반당선'없어 전략수정 분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선거가 읍면을 단일 선거구로 한 소선거구제로 윤곽이 드러나면서 예비후보들의 이해득실에 따른 손놀림이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는 제주도의회가 건의한 ‘중선거구제’를 전제로, 현역 의원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기초의원 또는 예비후보자들도 ‘최소한 2등’은 할 수 있다는 계산 하에 각 정당별로 수십명의 예비후보자들이 무더기로 입당했으나 ‘소선거구’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확실시 되면서 선거구도가 또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12일 행정자치부와 열린우리당 특별자치도추진특위 당정협의에서 공개된 '제주도행정체제와 특례 등에 관한 법률(조정안)’은 비록 ‘조정안’이라고 할지라도 이미 관계부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협의를 마무리 지은 정부입법 최종안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국회에서 상정,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통합시장 임명 또는 선출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정부와 열린우리당 간에 큰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어 국회심의 과정에서 유동적이나 ‘소선거구제’와 ‘도의원 상한 36명’에는 별다른 의견이 없어 정부안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중선거구’를 염두에 뒀던 각 정당과 예비후보들은 전략을 새롭게 짜느라 분주하다.

# 규모 적은 면지역 '인구 싸움'에서 벗어나 독자적 후보 확보 

정부입법안에서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은 ‘소선거구’제를 기본으로 하고 읍면(추자면과 우도면은 제외)을 독립선거구로 보장해 각 읍면별로 1명의 도의원을 선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또 제주시와 서귀포시인 경우도 최종적으로는 선거구 획정위에서 결정할 문제이나 인구가 많은 동은 독립선거구로 분할 될 가능성이 높아 중선거구제를 전제로 ‘동반당선’을 염두에 뒀던 예비후보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비록 시군의회 폐지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도의회 선거에서 인구가 많은 인접 동에 눌려 후보를 낼 엄두도 내지 못했던 면 지역에서도 독자적인 도의원을 뽑을 수 있다는 점은 예비후보는 물론 유권자입장에서도 ‘자치권 보장’ 차원에서 바람직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인구가 적어 도의원 선거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했던 표선면, 안덕면, 한경면 등에서도 이제는 인접 동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독자적인 후보를 내고 도의원을 선출할 수 있게 됐다.

# 현역 도의원- 기초의원 누가 유리할까?

또 하나는 현역 도의원들의 기득권이 대폭 줄어든 대신 기초의원들의 도의회 도전이 한결 쉬워지게 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지금까지는 43개 읍면동을 16개 선거구로 묶어 도의원 1명씩을 선출한 탓에 인구가 많은 동이라고 할지라도 2~3개 읍면동을 한 개의 선거구로 묶었으나 이제 독립선거구가 될 수 있어 유권자 밀착도도 면에서는 기초의원이 도의원보다 유리한 면에 서게 된다.

예를 들어 제주시인 경우 19개 동에서 제주시의원이 16명으로 일도1 이도1동, 삼양 봉개동,이도 도두동만 2개 동을 한 개 선거구로 묶었을 뿐 나머지는 독자적인 선거구로 유권자들을 관리해 온 탓에 시의원이 도의원과 대결에서도 인지도와 접촉도 면에서 결코 불리하지 않게 된다. 

거꾸로 현역 도의원들은 자신들의 선거구를 고민해야 한다. 기존 16개 선거구가 30개 선거구로 배 가까이 늘어나게 돼 2~3개 동을 자신의 지역구로 했던 도의원들은 이제는 어느 동을 자신의 선거구로 선택해야 할 지 갈림길에 서야 한다.

이에 따라 선거구에 따라서는 현역 도의원과 시군의원이 동시에 버티는 선거구가 있는가 하면, 아예 '무주공산'이 되는 선거구도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예비후보들 입장에서는 상대후보의 행보에 일희일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도의원 정수가 선출직 기준으로 16명에서 30명으로 대폭 늘어나고 중선거구가 될 경우 "그래도 2등은 하지 않겠느냐"며 '동반당선'을 염두에 둔 많은 예비후보들이 정당 문을 두드렸으나 이제는 소선거구제와 상대후보 동향에 따라 진퇴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각 정당별로 70~80명씩 난립양상을 보이던 예비후보군들의 조정도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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