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출신 박세필 박사,황우석 다 앞선 쾌거
배아줄기세포 원천기술 확보..막대한 부창출

   
제주대 축산학과 출신 박세필 박사가 미국에서 '배아줄기세포' 특허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18일 제주대에 따르면 박세필(46) 박사는 냉동 배아포기배아를 이용, 인간 배아줄기세포주를 만드는 기술을 기밸해 올해 7월 미국 특허를 획득했다.

박 박사는 제주대 79학번으로 축산학과에 입학, 4년동안 김중계 교수(71.제주대 명예교수)의 번식학 실험실에서 연구해 왔다.

83년 제주대를 졸업한 이후 박 박사는 건국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에서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해 왔다.

박 박사의 특허는 황우석 박사에 버금가는 것으로 지난 2001년 9월 국내 및 국제 특허출원을 신청한 뒤 4년만에 어렵게 이뤄낸 것이다.

▲ 인간 배반포기배아(왼쪽)에 특이적항인간세포항체 (AHLA) 를 사용한 면역절제술 (Immunosurgery) 후 영양배엽세포 (화살표) 로부터 완벽하게 분리된 내부세포덩어리(가운데)와 이로부터 확립된 인간 배아줄기세포주(오른쪽)
특히 미국에서의 특허는 한국 생명공학 사상 첫 특허이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박 박사팀의 미국 특허는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과 호주.싱가포를 공동연구팀에 이어 3번째이지만 수정 후 4~5일이 지난 냉동 배반포기배아를 이용한 기술로는 세계 최초.

게다가 박 박사팀의 연구성과가 더욱 평가받는 점은 '생명윤리' 문제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 발효된 생명윤리법은 불임치료 목적으로 냉동보관 후 5년이 지난 잔여 배아에 한해 환자의 동의를 받아 줄기세포연구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박 박사팀의 연구는 수정된 지 5년이 지나 폐기 처분될 냉동잔여 배반포기배아를 활용한 것이어서 윤리적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박 박사 연구팀이 이번에 획득한 특허에는 배아줄기세포 분리 과정에서 사용되는 해동기술과 체외배양시스템, 특수 항인간항체(AHLS)를 사용한 명역절제술 등 10여개의 세부기술도 포함돼 있다.

박 박사는 "배아 손실률을 낮추고 배아줄기세포 확립 성공률을 기존보다 5배 이상 끌어올린 점이 특허를 받은 기술의 성과"라고 밝혔다.

이번 특허 획득으로 배아줄기세포 분야의 원천기술을 독점 확보한 것인 만큼 이를 이용한 질병을 치료하는 단계에 진입하면 막대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박사는 전남 목포출신으로 79년 제주대 축산학과에 입학, 83년 졸업후 건국대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92년 위스콘신대에서 포스닥 과정으로 '줄기세포 이용한 동물복제' 연구했다.

94년부터 마리아기초의학연구소 소장을 맡기 시작했고, 2000년에 만들어진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박 박사는 부인 이원경씨(47)와 1남1녀를 두고 있다. 다음은 제주의 소리와 전화인터뷰 전문.

"제주대에서 불러주면 언제든지 내려가겠다"…"희망잃지 말고 한우물 파길"

   
-배아줄기세포 분야에서 처음으로 미국 특허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축하드린다.
"고맙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 제주대 79학번인데, 제주출신인가.
"아니다. 고향은 목포다. 고등학교까지 목포(목포고)에서 나왔다. 제주도에 유학왔다(웃음). 79년도에 제주대 축산학과에 입학했다"

- 특허 출원을 2001년도 했는데 올해야 특허를 받았다. 왜 늦었나.
"인간 배아에 대한 특허이기 때문에 힘들다. 줄기세포분야의 특허는 2000년 위스콘신 대학에서 처음으로 받았고, 홍콩.싱카폴 공동연구에 이어 3번째다. 외국인의 특허는 보통 2~3년이 걸린다. 실은 작년 12월30일 특허가 결정됐지만 등록절차 때문에 7개월 더 늦어졌다.

-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다른점은 무엇인가.
"큰 차이점은 없다. 우리는 냉동 배반포기배아를 이용해서 만들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줄기세포를 황 교수보다 먼저 만들었다. 황 교수는 특허를 받기 위해 앞으로 2~3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 향후 계획은 어떤가.
"이제 특허를 만든 것일 뿐 시작 단계다. 심장.당료.불임 등 난치성 질환에 대한 연구와 임상실험을 통해 치료제를 개발해서 빨리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연구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
"왜 없겠나. 모든 과정이 힘들었다. 지방대 출신이어서 힘들었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 윤리적인 문제는 없나.
"냉동 배반포기배아 연구는 줄기세포 연구중 가장 자유스런 분야다. 특히 올해 제정된 생명윤리법에도 저촉받지 않는다"

-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한우물을 열심히 파다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축산과하면 개나 돼지.소 등을 키우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제는 아니다. BT산업의 선진국의 경우에도 대부분 연구자들은 축산과나 수의학과 출신이다. 희망을 잃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면 좋겠다"

- 제주대에서 강의할 계획은 없나.
"불러만 준다면 언제라도 내려갈 수 있다. 좋은 연구성과물들이 많이 있다. 제가 모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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