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를 찾은 마르타 오르티스 데 로사스 주한 멕시코대사.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레고레타 그의 공간을 품다' 전시를 기획한 공평갤러리 심영진 디렉터가 '더 갤러리-카사 델 아구아'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전시 참여 작가들 “아시아 유일...보존하면 제주 가치를 높일 것”.

▲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를 찾은 마르타 오르티스 데 로사스 주한 멕시코대사.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더 갤러리’와 같은 작품은 다시 만들 수 없다. 부디 지켜지길 바란다”

철거 위기에 놓인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의 유작 ‘더 갤러리-카사 델 아구아’. 이 공간을 지키기 위한 전시가 23일 개최된 가운데 전시 개막식에서 만난 마르타 오르티스 데 로사스 주한 멕시코대사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시는 국내 내로라하는 조각가 20명이 모여 마련한 전시로 ‘레고레타 그의 공간을 품다’를 주제로 오는 8월 4일까지 펼쳐진다.
 
로사스 대사는 “카사 델 아구아를 지키기 위한 전시에 작가들의 초대를 받아 제주를 찾게 됐다”며 “제주에 온지 하루다. 유네스코에서 지정된 천연의 자연환경 제주, 레고레타가 지은 전설 같은 건물이 있다는 사실이 벅차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녀는 “레고레타 작년에 세상을 떴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런 작품은 지을 수 없다”며 “다시 볼 수 없게 된다면 매우 유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혹시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더 갤러리’를 품고자 20여명의 작가들이 자비를 털어 마련한 전시다. 김상현, 송재경, 김방희 등 제주지역 작가들을 포함해 김성복, 김정희, 류호열, 양태근 등의 작품이 내걸렸다.

▲ '레고레타 그의 공간을 품다' 전시를 기획한 공평갤러리 심영진 디렉터가 '더 갤러리-카사 델 아구아'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이번 전시 기획을 도맡아 진행한 공평갤러리의 심영진 아트디렉터는 작가로서 작품까지 내놨다.  그는 “레고레타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더 갤러리’의 안타까운 소식이 널리 알려져서 이 공간이 남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심씨는 “아시아에 둘뿐인 레고레타의 작품 중 하나는 일본에 있는 개인주택이다. 내부가 공개되지 않음에도 외형만 찍은 사진이 건축학도들의 교재에 오르내린다. 하물며 이 작품은 오죽할까”라며 ‘더 갤러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전 세계의 건축학도들은 대한민국이나 제주도는 몰라도 ‘레고레타의 유작’이 아시아에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며 “이 작품이 지켜진다면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더불어 건축 유산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시는 오는 8월 4일까지 진행된다.  이 가운데 제주지법은 25일 공평갤러리가 서귀포시를 상대로 제기한 대집행영장통지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어서 ‘더 갤러리’의 운명이 어디로 기울지 판가름 나게 된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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