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환경올림픽인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9월6일 개막하는 이번 총회는 그 자체로 제주가 '세계의 환경보물섬'임을 인정받은 쾌거였다. 세계에 유일무이한 트리플크라운이 밑거름이 됐다. 환경적인 면에서 제주가 이처럼 세계적으로 후한 대접을 받기까지는 무분별한 파괴를 막아온 환경 파수꾼들의 숨은 공로가 서려있다. 이제 제주는 WCC를 계기로 트리플크라운을 넘어 세계환경수도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는 WCC에 대한 안팎의 관심을 유도하고, 보물섬 제주를 더 잘 가꿔나가려는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환경지킴이, 환경리더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환경보물섬 가꾸는 사람들] ⑩김찬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박사

▲ 김찬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박사.ⓒ제주의소리
지방자치 부활 이후 경쟁하듯 쏟아지는 개발정책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가 있다. 25년 넘게 산림생태계를 연구하며 자연과 함께하는 난대산림연구소의 김찬수(53) 박사다.

김 박사는 제주 출신으로 엄연히 말해 환경운동가는 아니다. 1987년 산림청 산하 임목육종연구소를 시작으로 제주의 자연을 탐구한 연구자이자 공무원이다.

연구 활동 중에서도 식물학에 관심이 컸다. 그 중에서도 제주에 분포하는 식물에 집중했다. 연구방향도 자연의 소중함과 보전의 가치를 높이는데 모아졌다.

김 박사는 "자연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다보니 환경보전에 관한 활동가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연구는 식물에 주로하고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의 환경을 묻는 질문에는 "정말 아름다운 섬이다. 지리적으로 아시아대륙의 동쪽에 위치해 드넓은 대륙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종들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찬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박사가 곶자왈 시험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제주의소리
실제 한반도 남쪽 바다에 자리잡은 제주는 대륙의 종들이 남하하고, 남방의 종들은 북진하는 길목에 놓여있다. 지리적으로 생물이 풍족할 수밖에 없는 위치다.

김 박사는 "제주는 종들이 이동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과거 온난기와 한랭기가 반복될 때마다 섬이었다가 육지이기를 반복해온 풍요로운 땅"이라고 소개했다.

제주환경에 대한 정책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건넸다. 보편적으로 자연환경은 과도하게 훼손하지 않고 후손들을 위해 보존해야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자연을 전혀 소비하지 않고 살수 없다는 점에서는 그도 일부분 동의했다. 단, 우리가 살아가는데 자연을 전혀 의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박사는 "자연도 보전하고 사람도 잘 살수 있는 땅으로 유지하려면, 지속가능한 이용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자연적 복원력을 유지하는 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하면 복원되고 복원되면 소비하는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누리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박사는 "자연보전의 최종목적은 인간의 풍요로운 삶"이라고 덧붙였다.

▲ 곶자왈과 난대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찬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박사.ⓒ제주의소리
김 박사는 "지방자치 부활이후 서로 경쟁하듯 개발위주의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먹고 살려니 할수없는 측면도 있지만 과속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제주가 추진하는 세계환경수도 조성에 대해서는 9월 열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를 통해 국제사회에 세계환경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과 기후변화 등 관련 분야에서 선도적 정책들을 추진할 능력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선제조건을 내걸었다.

김 박사는 "제주는 우리나라 중에서도 자연자원이 가장 집약적으로 잘 갖춰진 곳"이라며 "WCC는 열악한 조건에서도 자연환경분야에서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WCC의 성공적 개최에 대해서는 "총회 개최야 말로 제주의 능력을 세계 만방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사상과 정파 등에 얽매이지 말고 단합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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