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세계자연보전총회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세계자연보전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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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세계자연보전총회(World Conservation Congress)가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구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의 정부기구와 과학자, 민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는 회의다. 더욱이 4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환경올림픽이라 불릴 만큼 의미도 각별하다. 스포츠의 제전인 런던올림픽이 끝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제주도로 국제적인 관심이 쏠리게 된 것이다.

지구촌의 환경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 여름도 예외는 아니었다. 연일 섭씨 35도 안팎의 기온으로 전국이 미증유의 폭염에 휩싸였던 우리의 사례는 그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폭풍과 폭우가 몰아쳤으며 동남아와 남미 지역에서는 원인 불명의 질환이 기승을 부렸다. 곳곳의 흉작으로 인해 조만간 세계적인 식량난이 닥쳐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번 WCC 총회에 ‘자연의 회복력(Resilient Nature)’이라는 슬로건이 내걸리는 것은 그런 때문이다. 무분별한 남용으로 인해 자연이 쇠퇴해져 복원력을 잃은 결과로 이상기후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180여개 국가에서 1만여명 이상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가 치러지게 된다는 점에서도 이번 총회에 쏠리는 지대한 관심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전략과 생물다양성 보전 등 각국이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환경문제 외에 우리 정부가 제시한 의제도 폭넓게 다뤄지게 된다. 비무장지대(DMZ)와 백두대간의 지속가능한 이용 및 서남해안 갯벌의 보전 방안 등이 바로 그것이다. 황사피해를 줄일 수 있는 국제사회 협력방안도 논의된다. 특히 올해는 브라질 리우 환경회의가 열린 지 20년이 지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환경협약의 방향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밖에 제주특별자치도가 내놓은 환경의제도 토론 테이블에 올려질 전망이다. 제주 생태계의 허파라고 할 수 있는 곶자왈 원시림과 특유의 폭렬 형태인 하논 분화구, 제주 해녀, 유네스코 보호지역 문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총회가 열흘 동안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면서 채택하게 될 ‘제주 선언’의 내용에 미리 눈길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욱이 WCC 총회로서는 1948년 프랑스 퐁텐블루에서 제1회 총회가 열린 이래 60여년 만에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린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아시아 지역을 통틀어서도 뉴델리(1969년), 암만(2000년), 방콕(2004년) 정도다. 이미 제주도는 지난 2004년에도 제8차 유엔환경계획(UNEP) 특별총회 및 세계환경장관회의를 개최한 경험도 없지 않다. 이번 총회에 앞서서는 세계공원청장회의와 세계지방정상포럼도 예정되어 있다.

무엇보다 우리의 관심은 이번 총회를 계기로 제주도가 세계의 환경 문제를 주도하는 위치로 발돋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천혜의 한라산을 비롯해 청정한 바다자원 등 자연적인 여건은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이번 총회를 통해 천연동굴과 오름, 습지지역, 자연 휴양림 등도 새롭게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가 열리는 국제컨벤션센터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갖춰지는 데다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량이 동원되는 등 자연 친화적으로 일정이 진행된다는 점도 돋보인다. 종이 사용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회의 자료도 이메일로 주고받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이러한 시도가 특별자치도 산하의 모든 관공서는 물론 주민들의 실생활에서도 일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행사가 전체 도민이 참여하는 축제의 형식으로 펼쳐진다는 사실도 외국의 환경정책 지도자들에게는 특별한 인상으로 각인될 것이 틀림없다. ‘세계와 소통하는 31일간의 제주여행’이라는 표어 자체가 상큼하다. 각 행사장마다 벌어지는 다양한 종류의 워크샵과 전시회, 세미나, 체험학습 등의 프로그램들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주최 당국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이제 총회 개최를 위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며칠 뒤에는 세계자연보전총회 환경대축제가 드디어 시작된다. 그에 맞추어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성산 일출봉 등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도 정식으로 개관될 예정이다. 더 나아가 한국은행은 기념주화를 발행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 허영섭 칼럼니스트
이제 남은 것은 전체 주민들이 행사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호응하느냐 하는 점이다. 이미 지역 상공인들과 주민들이 제주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실천의지를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여 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세계의 보물섬으로서 제주도의 가치는 역시 주민들이 가꾸고 키워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 노력이야말로 국제자유도시로 발전을 이뤄나가는 가장 중요한 발판이기도 하다.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수적이다.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라는 명칭에 걸맞게 세계의 환경 허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각종 대책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런던올림픽에서 우리 대표선수들이 자랑스럽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듯이 다가오는 세계자연보전총회 일정도 금메달로 장식되기를 기대한다. / 허영섭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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