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경 칼럼> 탑동해녀 아들이 우근민 지사께 띄우는 편지 2

제주도지사님.
저는 탑동에서 나고 자란 신재경 이라고 합니다. 저의 어머님은, 탑동매립때 맹렬하게 반대를 했던 삼도2동 당시 해녀회 회장, 강달인입니다.
 
도지사님.
자연은 이제 더 이상 손대는 일 없이, 다음 세대로 물려주어야 됩니다. 탑동도 그대로 다음 세대로 물려주어 매립을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는, 다음 세대들이 결정 할 일입니다.
왜 그래야 되는지를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잘 읽어주셔서 더 이상 자연을 파괴하는 일은 없도록 해 주십시요.

일본 東京에는 공항이 두곳 있습니다. 하네다(羽田)공항과 나리타(成田)공항입니다. 지사님도 이 공항을 이용하신 적이 아마도 있겠지요.

옛날부터 있었던 공항이 하네다(羽田)공항이고, 1978년에 새로 개항한 공항이 나리타(成田)공항입니다. 하네다 공항은 시내에서 가까워서 아주 편리합니다.

 

▲ 하늘에서 바라본 하네다 공항 ⓒ제주의소리

이 좋은 하네다 공항을 놔두고 멀고먼 나리타 공항을 만든 이유는, 하네다 공항은 시내에서 아주 가까워 소음 때문에 24시간 쓸 수 없었고, 이착륙 횟수에서 완전히 만원이 되어서, 할 수 없이 새로 나리타 공항을 만들었습니다. 어지간한 반대가 있었고 그 반대는 지금도 법정투쟁으로 하고 있습니다.

공항을 새로 만들면서, 옛날부터 있었던 하네다 공항은 국내선 전용, 새로 만든 나리타 공항은 국제선 전용으로 했습니다. 서울의 김포공항이 국내선, 인천공항이 국제선인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東京을 갈 때는 나리타 공항으로 들어가서 시내까지 꽤나 긴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최근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4시간 쓰지 못했던 국내선 하네다 공항이 24시간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가능해진 이유는 하네다 공항 앞 바다를 매립해서 활주로를 하나를 더 만든 겁니다. 새 공항을 만든 1970년대의 토목기술로는 불가능했던 바다 한가운데 활주로가, 최근 새로운 기술로 가능해 졌기에 활주로 하나가 더 만들어진 겁니다.

이래서 국제선 나리타공항이 별볼일 없게 된 겁니다. 시내와 가까운 국내선 하네다 공항으로 국제선을 옮겨 편리하게 쓰자는 거지요. 여기에 일반시민들도 편을 들어, 국내선 하네다공항에서 국제선을 옮기라고 아우성까지 합니다. 1시간이상 걸리는 국제선 나리타 공항보다는 30분 걸리는 국내선 하네다공항이 여간 편리한 것이 아니지요.

이젠 또 국제선 나리타 공항 주변에서 아우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나리타 공항에 상주하는 직원이 약 3만명이고, 공항으로 인한 경제효과는 또한 어마어마한데, 이젠 공항이 작아지거나 장래에는 없어지게 되는 처지에 놓여지고 말았습니다.

이래서 가장 골치를 아파하는 곳이 행정입니다. 당시는 할 수 없이 새 공항 하나를 만들어지만, 지금 기술로는 공항 하나를 필요없게 만들어 버린 겁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하나를 배웁니다. 잘 있는 자연 손 한번 잘못 대면 원상복귀는 불가능하며, 큰 손해만 봅니다. 어떠한 명목으로 라도 자연에 손 대지 말고, 그대로를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줍시다. 그 사이에 더 좋은 기술도 나옵니다. 우리 후세들은 더 좋은 기술을 가지고 의사결정하면 됩니다.

▲ 신재경 세이비(成美)대학 교수. ⓒ제주의소리

탑동도 잘못된 결정으로 그 좋은 자연 어디로 가서 없습니다. 그 반성은 우리 누구도 눈물을 흘리며 반성문을 써야 합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무얼더 하지말고, 다음세대로 넘겨주어, 그들의 더 좋은 기술로 의사결정하게 놓아둡시다. /신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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