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전농로 일대 인도 정비공사 실시
인도.차도 경계석 공사하며 뿌리 1/3이상 잘라내

▲ 공사현장의 전농로 일대 왕벗꽃 나무는 대부분 뿌리가 잘려 나가 있었다.
제주시가 인도정비를 명목으로 도내 최대 왕벚꽃 가로수가 있는 전농로  일대 왕벚꽃을 파괴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제주시는 9월16일부터 12월31일까지 사업비 2억7000여만원을 들여 '전농로 인도 정비공사'를 벌이고 있다.

인도 정비공사는 보도블럭 포장 22.2a, 식수대 정비 170개소, 차도와 인도 경계석 보수 1748m다.

▲ 왕벗꽃의 식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하지만 차도와 인도 경계석 보수공사를 하며 왕벚꽃 뿌리를 무분별하게 잘라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의 소리'에서 24일 오전 현장을 확인한 결과 도로 양쪽으로 대부분의 왕벚꽃 나무 뿌리가 잘라져 있었다.

특히 어떤 곳은 나무 뿌리의 3분의 1 이상 잘려나간 곳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사장 곳곳에는 나무 뿌리가 방치된 채 나뒹굴고 있었다.

또한 나무 뿌리를 잘라낸 후 콘크리트로 타설하는 등 제주시는 나무 식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공사 주무부서인 건설과는 녹지과와 협의하며 인도로 뻗어나온 나무뿌리만 최소한도로 자르고 공사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농로 왕벚꽃 가로수는 1982년에 조성됐고, 전농로 일대는 관광객과 시민이 많이 찾는 명소로 장소가 협소해 이제는 안하지만 예전에는 '왕벚꽃축제'를 개최할 정도로 각광받는 곳이다.

▲ 뿌리를 자른 채 곧바로 콘크리트로 타설하고 있다.
안모씨(36)는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공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나무 뿌리까지 잘라내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며 "정비공사를 하면서 애써 가꿔온 나무가 죽어버리면 어떻게 되느냐"고 제주시의 무책임한 공사를 타박했다.

제주시 녹지과 관계자는 "공사 초기에 건설과와 협의하면서 왕벚꽃 나무 뿌리가 인도로 뻗어나온 부분만 제거하기로 했었다"며 "차도와 인도 경계석 부분의 나무 뿌리를 잘라내는 것은 협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건설과 관계자는 "공사 현장을 방문할 당시 몇몇 나무의 뿌리를 잘라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식생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