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강정마을회>
화순항 바지선서 해군기지 반대 기습시위...경찰 투입 활동가 5명 연행

2012세계자연보전총회 개막일이 맞춰 제주해군기지 대형 구조물인 케이슨 제작장인 화순항 바지선에 오른 주민과 활동가 5명이 모두 연행됐다.

6일 강정마을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께 케이슨 바지선에 오른 주민 등 5명이 점거 3시간만인 오전 9시께 경찰에 이끌려 서귀포서로 향했다.

화순항 바지선은 해군기지 제1공구에 건설되는 남방파제 8885톤급 케이슨을 강정 앞바다까지 실어 나르는 대형 운송선이다.

강정 주민등 5명은 해군기지건설 반대 구호가 적힌  대형형 현수막을 제작해 이날 새벽 기습적으로 바지선에 올랐다. 이들은 '자연과 평화 파괴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하라', '강정에 평화, 구럼비야 사랑해'가 적히 대형 현수막을 바지선에 내걸고 시위를 이어갔다.

▲ <사진제공=강정마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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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습시위에 당황한 시공사는 곧바로 인부들을 바지선 위에 올려 보내 이들을 제압하고 크레인을 통해 이들을 바지선 아래로 이동시켰다.

경찰은 바지선이 위치한 서귀포히 안덕면 화순항 '해군기지 케이슨 제작현장' 정문을 가로 막고 활동가들의 추가 진입을 막았다. 인부에 이끌려 바지선 아래로 내려온 이들은 경찰 호송차량을 통해 서귀포서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강정주민과 평화활동가 수십여명이 호송차량을 막아서며 한바탕 충돌이 빚어졌다.

한편 이들은 사전 발표한 성명을 통해 “환경과 생명과 평화의 이름으로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강정마을회와 평화활동가들은 “강정 주민들의 최소한의 합의도 얻지 못한 채, 온갖 불법과 탈법 그리고 공권력의 힘을 빌어서 강행되고 있는 제주해군기지 공사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정부와 해군은 안보를 위해 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기지를 만든다고 하지만, 단언컨대 제주해군기지는 이 나라의 안보를 강화하기는커녕 더욱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거대한 불행의 근원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미 여러 정보를 통해 제주해군기지가 미국의 군사적 거점기지가 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한 상황에서, 팽창하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그 한 가운데에 우리의 제주가, 우리의 강정이 놓이는 것을 우린 두고 볼 수만은 없다. 강정마을이 파괴되는 것은, 그리하여 평화의 섬 제주가 파괴되는 것은 결국 우리국민 모두의 고통으로 확산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며 해군기지 반대운동의 이유를 거듭 밝혔다.

이들은 이어 “얼마 전, 태평양 먼 바다에서 불어 온 거대한 태풍은 제주해군기지의 파괴성과 허구성을 낱낱이 드러냈다. 해군은 강정의 입지가 타당하며 항을 건설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파도로부터 공사현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쌓아놓은 40톤이 넘는 테트라포트들이 파도에 떠내려갔으며, 공사 중인 제주해군기지는 펜스가 뜯겨져 나가는 등 만신창이가 되었다. 무엇보다 제주해군기지 공사의 핵심인 방파제공사의 골간 역할을 하는 8,800톤의 거대 구조물인 케이슨은 거센 파도에 서로 부딪혀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여기저기 깨어진 채 폐기물처럼 강정 앞바다에 나뒹굴고 있다”며 강정 해군기지 문제점을 비판했다.

이들은 “오늘은 지구의 자연을 보호하고 인간이 자연과 상생하는 길을 찾기 위해 전 세계의 환경운동가 · 평화활동가들이 이곳 제주에서 국제회의를 시작하는 날이지만 이곳 강정에서 얼마나 커다란 자연 파괴가 자행되고 있는지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단언컨대 바로 지금 이 곳이 상식을 거부한 자들이 벌이고 있는 반환경 그리고 반생명의 현장인 것이다. 우린 더 이상 강정, 구럼비 아름다운 그 곳에 이 거대한 괴물덩어리가 투하되는 것을 생명과 평화의 이름으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경찰은 이들을 무단침입 혐의로 붙잡아 조사한 후 석방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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