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미 作 '더 끝쪽으로'. ⓒ제주의소리
헬렌 정 리 作 '신비한 달밤'. ⓒ제주의소리
조원희 作 '그분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제주의소리
▲ 헬렌 정 리 作 '신비한 달밤'. ⓒ제주의소리

‘뭉크, 모네, 고갱, 피카소, 김홍도, 신윤복’ 수많은 미술가들이 작품을 남긴다. 그러나 어떤 이는 역사에 이름을 새기고, 어떤 이는 기억에서 잊힌다. 대체 왜일까.

이 같은 물음에 답을 구하기 위해 남쪽 섬에 모인 작가들이 전시를 꾸렸다. 2012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기획전 ‘생각의 지도, 마음의 저편’.

지난 7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펼쳐진다.

김인, 김정은, 박명미, 이유미, 조원희, 최상진, 헬렌 정 리, 황예지 등 입주작가 8명의 27점을 선보인다.

이들이 주제로 내건 ‘생각의 지도’는 미학의 지형도를 뜻한다. 몸과 마음에 새겨진 경험이 생각을 이루고, 생각은 다시 예술가의 정신세계를 작품으로 구현하는 질료가 된다는 데서 작가들 개개인의 마음의 저편을 끄집어내기로 했다.

누군가는 과거의 경험을, 누군가는 삶의 철학을, 또 누군가는 상상의 집합체에 시선을 뒀다. 제주에서 틔워진 감수성도 캔버스 한 가득 녹아들었다.

 

▲ 박명미 作 '더 끝쪽으로'. ⓒ제주의소리
▲ 조원희 作 '그분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제주의소리

김인은 과거의 경험을 시공간적으로 중첩시킨다. 그의 무의식의 세계를 원근법으로 끌어들인 작업물들을 내놨다.

김정은은 느림의 미학을 지향한다. 그는 서양화, 동양화, 한국화 등 모호해진 개념들을 다시 꺼내 재구성하고 있다.

이유미는 ‘우주’를 보다 깊이 있게 보고 있다. 나와 우주는 서로 소통하고 있으며, 우주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이 꼭 우리네 삶을 닮았다고 설명한다.

박명미는 현실세계를 너머 다른 세계,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제도 밖의 고립되고 밀려난 오래된 존재들과 풍경을 상상하곤 한다.

조원희는 바다를 자연에 빗댄 표현을 선보인다. 바다가 지닌 불변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의 작품에 떠다니는 사물들은  평면에 박힌 기호처럼 정체된 듯 보이지만 바다와 함께 숨을 쉬고 있다.

최상진은 자신이 앓고 있는 이명과 난청을 작품 세계로 불러들였다. 청각구조와 소리를 시각화하는데 주력해왔다. 종종 등장하는 그의 불확실한 이미지가 바로 그것이다.

헬렌 정 리(Helen Chung Lee)는 사진이 가진 기록성 바깥에 시선을 뒀다. 그는 사진과 주관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회화를 결합시킴으로써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황예지는 인간 누구나가 지닌 갈등과 불안을 그림 언어로 되살렸다.

전은자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8명의 작가들의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이며, 현상으로 나타나는 작품들의 주체의 심성과 성격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담아내는지, 생각과 마음을 지리학적 지형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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