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편지] 화개부근 지방도로에서

 
강 건너 19번 국도를 바라보며 걷는다.
집까지 대략 18km, 한 네 시간 걸릴까.

 
화개 부근의 줄배는 남도대교가 버티고 선  이후
더이상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억새 너머 길까페가 보이고
한 여자 요란한 트로트메들리를 틀어 놓고 스탭을 밟고 있다.
한참을 지켜보다 눈이 마주쳤다. 다가갔다.
 

 

- 돌아다니며 사진 찍는 분 이세요?
- 아뇨, 그냥 걷는 거예요. 죽마리에 살아요.
 근데 뭐 하시는 거예요?


- 밤 껍질 까는 중이예요.
- 그렇게 발로 밟으면 못쓰게 되지 않나요?  


 - 어차피 못쓰는 밤들을 주워 하는 거예요.
- 어디다 쓰게요?
- 구워서 팔 거예요.


 

- 근데 음악 틀어 놓고 그렇게 하면 재밌겠네요. 춤도 잘추시네요.
   
- 한번 해보세요.
- 아하..발바닥의 감촉이 좋네요. 
- 더 세게 흔들어요.
-네.


 

신나게 같이 흔들었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대회
개막식장에 어린 프랑스 소녀가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즈'를 불렀다.

 

"네 아이와 네 배우자 목을 따는 저 폭군에 맞서

적들의 더러운 피가 밭고랑에 넘쳐 흐를 때까지

전진하고 또 전진하자"

 

자유 평등 박애를 상징하는 삼색기를 흔들며 ‘라 마르세즈’를 부르며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현재의 프랑스 시민들의 정신을 만들었다.


 

 

 

Blue 자유


mbc 100분 토론을 지켜봤다.

 

강정구교수의 한국전쟁에 대한 말과 글,

그를 구속하려는 검찰에 지휘권을 발동한 법무장관을 두고

또다시 저들의 본색을 드러낸다.

 

저들이 말했다.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천정배 법무장관이 말했다..
“그래서 늬들이 언제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자랑스럽게 전두환 노태우를 비호했나” 

 


 

 

White 평등


 kbs심야토론을 지켜봤다

 

저들은 말한다

‘김일성과 북한을 고무찬양’하면서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고

 미국을 ‘주적’으로, 맥아더를 ‘원수’로 규정한

명백하고도 용인할 수 없는 반국가적….,
국가정체성이 어떻고….좌파니 빨갱이니…..구질구질

 

정진상교수가 말했다.
 “가소로운 자들”
내 일찌기 방송이라는 매체에서

 이렇게 적확하고 호탕한 표현을 들어본적이 없었다.


 

 

Red 박애

 

우리는 말한다.

 

“나는 너의 주장에 반대한다.

그러나 네가 말할 자유를 위해서는 목숨을 걸겠다”라고..

 

소설가 조세희는 “난장이들의 나라”라고 했다.
한번도 “성공한 혁명”을 겪지 못한 불행한 나라, 정신적 불구의 나라
그냥 범부로 살아가야 할 자들이 행세하는 나라
그들은 “용서받지 못할 자”들이다.

 

 

 

한시간 반쯤 걷다 BG에게 전화를 했다.

 

-난데..지금 혹 시간이 남아돌지 않니?
-왜?
- 날 좀 데리러 와.
- 어딘데?
- 구례에서 오다 간전교 건너 화개쪽 지방도로로 내려오면 되
  그 길 어딘가에 있을거야.

- 알았어…기다려.


 

 

역사란 과거와 현재, 미래와의 대화이지

신봉해야할 그 어떤 이념도 아니다.

 

흐르는 강물처럼...

 

그날 이후 
감기와 함께 살고 있다. 두통, 콧물, 기침….성가신 놈들.
당분간 머물 모양이다.
언제 떠나나 보자.
 
※ 지리산과 섬진강, 조성봉 감독이 사는 구례 죽마리의 풍경과 일상이 담겨 있는 블로그( http://blog.naver.com/hanee3289.do) 가기 Cl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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