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라톤] 제주애플마라톤클럽 "아름다운 마라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제주애플마라톤클럽 마크는 1/2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사과 반쪽 모양이다. "'사과 반쪽도 나눠먹자'는 의미다. 달리기를 하면서도 항상 소외된 이웃과 나누며 살자는 다짐”이라고 부회장 고동환(59)씨가 설명했다.

이들의 슬로건도 '나누는 기쁨, 달리는 즐거움'이고 달릴 때 쓰는 구호도 “애플”-“나눔! 기부!”다. 마라톤을 뛰면서 1km당 100원씩 적립해 연말에는 좋은 데 쓰일 수 있도록 기부한다. 연습 일정을 쪼개 봉사활동도 다닌다.

지난 2011년 창단된 이 클럽은 2010년 애플마라톤교실에서 '클럽'으로 모양새를 달리하며 만들어졌다. 올해로 3년차, 총 60여명의 회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도내 유수 마라톤클럽에 뒤지지 않는 건 회원들 사이가 유난히 돈독해서다. 오로지 '마라톤'만 하지 않지 않기 때문이다. 한 달에 두 번씩 오름 등반도 하고 사적인 모임도 잦은 편. 훈련부장인 강조한(44)씨가 “회원들 대다수가 나가라고 내쫓아도 안 나갈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주3회 연습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사람은 25~30명 정도. 보통의 마라톤클럽은 주1~2회 정도 모이는 것에 비하면 적지 않은 횟수다.

강조한 씨가 “일주일에 한 번 모이게 되면 일이 생겨 빠지고 나면 금방 흐름이 깨진다. 다들 초보이기에 간단한 몸풀기라도 모여서 하려고 한다”며 “마라톤은 혼자서는 못한다. 일단 뛰기 시작하면 혼자 하는 운동이고, 자기와의 싸움이지만 연습과정은 다 같이 모여야 발전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 <사진제공=애플마라톤클럽>

이들이 처음 출전한 마라톤이 '2010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 “처음 대회 참가를 계기로 소문이 났는지 그 후로 회원이 많이 늘었다. 아름다운마라톤 대회가 우리 클럽 분위기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박현우(49) 사무국장이 설명했다. 박 사무국장은 애플마라톤클럽의 창단멤버로 아름다운마라톤에도 매해 참여하고 있다.

고동환 부회장이 “아름다운마라톤은 우리가 처음 출전한 마라톤이어서 회원 모두들 잊지 못하는 대회다. 게다가 우리 마라톤클럽이 내세우는 뜻과도 맞아떨어져서 더욱 마음이 많이 간다”며 “매해마다 이 대회만큼은 전원이 참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고독한 레이스’로 알려진 마라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을 뛰어넘어 이웃에게도 손을 내미는 것이야말로 이들이 뛰는 진짜 목표라고 말했다. 기부는 또 기부를, 나눔은 또 나눔을 낳는다고 믿고 있었다. 지난해엔 아름다운 마라톤 대회 참여하는 것 말고도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30여만원을 현장에서 전달하기도 했다.

고 부회장이 “아름다운 마라톤에게 한 수 배웠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아름다운마라톤 기부 내역을 줄줄 꿰고 있었다. “나마스떼 갠지스, 김만덕, 등 지난해에는 구좌지역 청소년 인문학 센터를 설립했다고 들었다”며 “그동안 양로원이나 보육원 같은 곳만 떠올렸는데 앞으로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뭔가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 연습 중인 제주애플마라톤클럽 회원들. 한주 3회 연습에 회원 절반 이상이 꾸준히 참석한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올해 아름다운마라톤은 10월 28일에 열린다. ‘좀 뛴다’는 달림이들의 목표인 춘천마라톤과 일정이 겹친다.

강조한 씨가 "우리도 30명 쯤 모아서 단체로 춘천마라톤에 참가하려 했으나 아름다운 마라톤과 일정이 겹쳐 취소했다. 우리에게는 아름다운 마라톤이 훨씬 중요하다. 처음 대회를 뛰던 마음을 되새기기도 하고 좋은 일에도 동참하려고 한다"며 "아름다운 마라톤과는 떼려고 해도 뗄 수가 없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첫 대회 클럽이 막 결성된 때라서 10km 코스에만 참여했지만 올해는 10km 코스 두 팀, 풀 코스 한 팀 총 세 팀 40여명이 도전장을 내민다. 메달권 진입도 노리고 있다. "가족들도 데리고 축제 놀러가 듯이 대회에 참가하려고 한다"고 강씨가 말했다.

고 부회장이 "아름다운 마라톤은 제주 3대 마라톤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4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자리를 잡은 건 그만큼 '기부'와 '나눔'이라는 취지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기 때문 아닐까"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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