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라톤] 기부마라톤 취지 공감, 아름다운 자전거 기부 

참가비의 절반을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는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올해도 ‘아름다운 자전거’가 함께 달린다.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는 날아라 자전거(대표 강성혁, 김봉경)에게 ‘2012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의 취지에 공감해 자전거 5대를 기증받았고 밝혔다.

 

▲ 제주시 이도1동 보성시장 인근에 위치한 '날아라 자전거'. ⓒ제주의소리 김봉현기자

제주시 이도1동 보성시장 인근에 위치한 자전거숍 ‘날아라 자전거’. 얼핏 보면 커피숍처럼 보인다. 흔히 보던 자전거숍과는 다른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이 곳은 강성혁(29)․김봉경(28)씨 서른도 채 안 된 두 청년이 운영한다. 둘은 초등학교 때부터 막역하게 지내온 사이. 김 씨의 제안으로 자전거숍을 차리게 됐다고 했다.

지난 2009년 김 씨가 호주로 2년 간 유학을 갔다 온 사이 자전거가 인기를 끌고 있었다. 전에 보던 자전거완 달랐다. 형형색색 색깔도 다양한데다 잘 빠진 디자인은 시선을 뺏기 충분했다.

그 때부터 자전거에 ‘꽂혔다’고 했다. 타고 다니는 건 물론이고 자전거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호주서부터 ‘돌아가면 뭐 할 거 없을까’ 찾아보던 참이었다. 내친 김에 서울에 올라가 자전거 수리 자격증도 땄다.

제주도 한 바퀴를 돌면서 자전거 가게를 찾아다녔다. 젊은 층들이 찾는 자전거는 파는 데가 많지 않았다. 자전거도 틈 없이 일렬로 세워놓은 게 아쉬웠다. “디스플레이에도 신경을 썼다. 한 대를 보더라도 구조는 어떤지 색깔은 어떤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젊은 감각으로 부딪혀 보자”며 가게터를 알아보러 다녔다. 망치에 못 쥐고 맨몸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해 지난해 5월 문을 열었다.

▲ 날아라 자전거 매장 내부. 한 눈에 자전거를 훑어볼 수 있게 '전시'한 센스가 돋보인다. ⓒ제주의소리 김봉현기자

‘날아라 자전거’라는 상호명은 얼떨결에 짓게 됐다고 말했다. 개업일은 다가오는데 마땅히 생각나는 상호명이 없었다. 말 그대로 날아보자고 지은 이름이다. 두 청년의 성격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예다. 이곳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오후 9시에 문을 닫는다. 쉬는 날도 거의 없다. 심지어는 명절에도 문을 열었다고 했다. 과연 청춘이다.

가게 운영 외에도 ‘자전거 두 바퀴’라는 동호회 활동도 겸하고 있다. 비슷한 나이대에 ‘자전거’를 좋아하는 40여명 정도 활동하고 있다. 라이딩을 하다 자전거에 문제가 생기면 앉은 자리에서 뚝딱 고친다. 돈은 받지 않는다. 일종의 ‘재능 기부’인 셈.

자전거가 고장났다며 가게에 들고 와도 웬만한 건 그냥 고쳐준다. 김 씨가 “제가 장사를 못하는 건가 싶어요”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자전거를 기부한 '날아라 자전거'의 김봉경 사장. ⓒ제주의소리 김봉현기자

두 청년은 우연한 기회에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를 알게 됐다. 여느 마라톤 대회와 달리 ‘기부와 나눔’이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이제야 개업 1년 차, 큰 돈 버는 건 아니지만 좋은 뜻에 동참하고 싶어 다섯 대의 자전거를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기부 자전거들은 오는 10월 28일 열리는 제5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기부 천사’들에게 돌아간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앞으로는 오프라인 말고 온라인 숍도 운영할까 해요. 가게를 키워서 좋은 일도 더 많이 해야죠”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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