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기술검증 위원장이 '박근혜 싱크탱크'...공사개시 주도" 총리실 회의록 2차 공개

   
제주해군기지 총리실 크루즈선박 입출항 기술검증위 위원장이 박근혜 후보 싱크탱크 소속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중립성을 담보했다는 정부의 해명이 거짓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짜맞추기식 일정을 강요하고, 기술검증위원들의 이견을 묵살하고, 정부측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통합당 강기정.장하나 의원은 23일 제주해군기지 '총리실 크루즈선박 기술검증위원회 회의록'을 2차로 공개했다.

강.장 의원에 따르면 기술검증위는 역할과 범위에서 '국가정책이나 정치적인 사항에 대해 다루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전준수 위원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소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전 위원장은 지난 9월29일 새누리당 지역발전추진단 추진위원으로 선임된 정치적 인사였다.

의원들은 "총리실에서 친정부 인사를 선임해서 중립적인 회의진행을 막고자 했던 의도로 파악된다"며 "실제로 전 위원장은 회의록에서 '제일 두려운 것은 공사가 중단될까봐'라는 발언과 '계획된 공사는 스케줄대로 개시돼야 한다'는 발언을 스스럼 없이 했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검증위 회의에서 여러 차례 기술검증보다는 공사 진행이 중단되면 안된다는 얘기를 했다. 전 위원장은 "정부에서 걱정하는 것은 공사를 중단시킬 수 있는 충분한 소지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라며 "제가 여기 위원장을 맡았던 것도 국가적인 큰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돼야 되겠다"고 말을 했다.

의원들은 기술검증위 회의 결과 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의원들은 "기술검증위 4차 회의가 끝난 2월21일 제주도의회 행자위 회의실에서 강경식 도의원은 '총리실 차관급 인사가 기술검증위 회의결과를 만졌다는 보고가 있다'는발언을 했다"며 "강 의원은 '국무총리실 차관급 인사가 보고서에 수정을 가한다면 어느 국민이 믿겠느냐'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은 제3의 공인기관에서 하도록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자체 시뮬레이션을 수주했고, 이 결과를 기술검증위가 승인하도록 해 위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한 검증위원은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은 제3의 공인기관에 하도록 돼 있다"며 "이것을 살짝 넘어가려고 하면 절대로 안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또 "지금 해군하고, 제주도하고 심각하게 이 문제(선박조종 시뮬레이션)를 다루고 있는 데 양쪽이 합의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아니고 그냥 해군쪽에서 일방적으로 해 가지고 결과가 나왔는데..."라는 내용도 나온다.

의원들은 "전준수 위원장을 필두로 국방부 자체 시뮬레이션을 강하게 밀어부쳤고, 그 결과 2월17일 기술검증위 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22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해군기지 강행'을 천명했다"며 "또한 같은 날 국무총리실에서 긴급회의를 개최하는 등 기술검증위는 사실상 정부의 공사강행 플랜에 면죄부를 주는 역할을 자임했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회의 운영 결과까지 조작해야지만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은 역으로 민주당 당론이었던 공사중단, 전면 재검토 안이 정당했음이 입증된 것"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 역시 "정부는 이제 15만톤 크루즈 2척이라는 말 자체를 꺼내지 말라"며 "특히 전준수 위원장의 출신 문제와 차관급 인사의 회의록 조작문제 등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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