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북촌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의 오카니라 공연 및 응원이 이뤄지고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아름다운마라톤] 오키라나 문화공연 이색 응원...바다에선 카이트보딩

'팡' 하는 소리와 함께 출발한 마라톤 참가자 만큼이나 바쁜 사람들이 있었다. 달리기 코스 곳곳에서 재능을 발휘한 이들은 다름아닌 응원단들이다.

기부와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2012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가 28일 오전 9시30분 제주시 구좌읍 구좌생활체육공원 대운동장에서 힘차게 출발했다.

총 3200여명의 참가자들이 내달리자 경기장 일대는 환호성으로 뒤덮혔다. 전날 내린 비도 모두 그치면서 날씨마저 선수들을 도왔다.

선수들의 기를 북돋는데 응원단들도 한몫했다. 출발선을 나선 참가자들을 가장 먼저 반긴 이들은 다름아닌 초등학교 학생들이었다.

2.5km 지점에 자리잡은 북촌초 4~6학년 학생 31명은 '잠자리, '수슬비', '아름다운 것들', '즐거운 나의집'을 오카리나로 연주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가을 억새를 등지고 오카리나의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퍼지자 현장은 순식간에 야외 공연장으로 변했다. 선수들의 발에도 힘이 한껏 들어갔다.

▲ 북촌초 학생들이 2012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오카리나 공연을 하자 달리기를 하던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노래가 너무 좋다"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사리 손에서 울려퍼지는 노래가 억새를 타고 해안도로를 넘어 바다로 흘러가자 그 앞을 지나는 선수들은 너나할 것없이 파이팅을 외치며 한껏 웃어 보였다.

마라톤에 참여한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도 달리기를 잠시 멈추고 학생들을 향해 "노래가 너무 곱고 아름답다"며 현란한 고사리손을 선보인 아이들을 격려했다.

연주단의 대표언니격 허예진 학생(13. 북촌초 학생회장. 여)은 "음악을 통해 선수들의 힘을 북돋울 수 있어 뿌듯하다"며 "선수들을 위해 학생들 모두 힘껏 응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지도한 김정자 교사는 "올해 3월부터 학생들에게 오카리나 연주를 가르쳤다"며 "빠른 시간에 아이들이 적응하며 공연까지 하게 돼 즐겁다"고 밝혔다.

오카리나에 이어 선수들을 반긴 응원단은 월정리의 바다가 좋아 해안가에 그들만의 비밀스런(?) 공간을 만든 '고래가 될 카페' 멤버들이었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위치한 고래가 될 카페(옛 아일랜드 조르비)는 지난 2009년 김키미(32)씨가 문을 연 카페이자 전시관인 문화예술 공간이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위치한 고래가 될 카페에서 2012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 맞춰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래가 될 카페 직원들은 기타와 아프리카 전통 악기 젬베, 우리나라 악기인 징, 장구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다양한 악기를 선보이며 참가자들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카페지기 김키미씨는 "일하면서 놀기도 하고 응원까지 하고 있다"며 "마라톤 참가 선수들을 위해 힘을 보탤 기회가 생겨 우리도 즐겁다"고 말했다.

또 "응원과 공연을 위해 서귀포시 대평에서 와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며 "고래가 될 카페가 궁금한 분들은 한번 방문해 보길 권한다"고 전했다.

해상에서는 보기드문 카이트서핑이 펼쳐져 참가자들의 눈을 시원하게 했다. (사)대한카이트보딩협회는 마라톤 행사장 옆 김녕해수욕장에 서핑을 선보였다.

카이트서핑은 패러글라이딩과 같은 대형 카이트(연)를 공중에 띄우고, 바람의 힘으로 서핑 보드를 조종하면서 물 위를 내달리는 레포츠다.

2016년 브라질 리오서 열리는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카이트보딩'이 선정되면서 해양스포츠 마니아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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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응원단 마라톤 코스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고래가 될 카페 회원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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