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슨 제작인부 부실시공 폭로...감리단 감리도 '대충대충'

<제주의소리>가 지난 5월12일 단독보도 한 [해군기지 케이슨 부실시공 의혹, 누구 말이 맞나?] 기사와 관련해 부실시공 의혹에 대한 작업 인부들의 증언이 추가로 나왔다.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범대위, 전국대책회의는 30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해군기지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서 해군기지 제1공구에 사용될 8000톤급 케이슨을 제작한 현장 작업인부 유윤선(45)씨가 직접 참석해 부실시공 의혹을 폭로했다.

강정마을회가 지적한 케이슨은 방파제의 골격이 되는 대형 구조물이다. 삼성물산은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서 제1공구에 사용될 케이슨 57기를 제작 중이다.

1공구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올초부터 1개당 15억원 상당의 케이슨을 연이어 제작했으나 100억원 상당의 7기가 태풍에 모두 파손된 상태다.  

▲ 화순항에서 케이슨을 제작한 유윤선씨가 제주해군기지 부실공사를 폭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쟁점은 해군과 시공사측이 늦어진 해군기지 공사를 앞당기기 위해 케이슨 제작을 서두르면서 부실시공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다.

실제 삼성물산은 8885톤 길이 37.8m, 폭 25m, 높이 20.4m의 케이슨을 24시간 철야작업을 통해 제작하고 있다. 당초 15일에 1개를 제작했으나 현재는 6~7일에 1개꼴로 케이슨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근로자들이 증언한 부실시공 문제는 외국 노동자의 숙련도다. 작업 인부간 소통이 안되면서 케이슨의 핵심 뼈대인 철근이 설계도 대로 연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씨는 "케이슨은 여러개의 방으로 나눠 콘크리트를 타설하게 된다"며 "각 방마다 케이슨의 기둥 역할을 하는 H형빔에 주위에 철근이 없어 충격이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물산은 철근 간격을 일정하게 설치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며 "원칙적으로 철근의 간격은 20cm 이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과 대화 자체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 해구기지 케이슨 제작에 참여한 근로자들이 촬영한 부실시공 의혹 사진. <유윤선씨 제공>
유씨는 또 "직원들이 지나가기 위해 만들어 놓은 공간을 철근으로 채우지 않고 있다"며 "이는 태풍 충격시 콘크리트에 가장 먼저 균열이 생기는 부분이 됐다"고 강조했다.

콘크리트 타설 문제도 제기했다. 케이슨 전의 콘크리트를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연제를 넣어 콘크리트 전체가 잘 굳도록 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공사측은 시간이 걸리다는 이유는 지연제를 적게 사용했다는 것이 현장 인부의 증언이다. 이후 생긴 구멍도 레미콘의 시멘트로 채웠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콘크리트 타설을 빨리 하려는 욕심에서 지연제를 넣지 않았다"며 "아래 부분 콘크리트가 빨리 굳으면 뒤에 붓는 콘크리트 무게로 아래 부분에 균열이 생긴다"고 밝혔다.

김리단의 감리해태도 지적했다. 유씨는 "6개월간 근무하는 동안 감리가 공사장 내부에 들어와서 점검하는 모습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폭로했다.

▲ 제주해군기지 케이슨 부실공사 폭로 의혹 관련 사진 <유윤선씨 제공>
유씨는 "감리는 매일 한번씩 와서 케이슨 콘크리트 사각 밖에서 한바퀴 훑어보고 간다"며 "케이슨 안쪽의 철근과 콘크리트 시공은 전혀 볼 수없게 된다"고 말했다.

부실시공 의혹을 폭로한 유씨는 4월24일 제주에 내려와 사흘후인 4월26일부터 삼설물산의 하청업체인 D건설사의 직원으로 케이슨 제작에 참여했다.

공사장 현장 근무 경력 30년차인 유씨는 케이슨 제작 과정에서 문제가 있자, 증거 확보를 위해 사진 촬영을 했으며 9월말 케이슨 제작 현장을 떠났다.

화순항에서 케이슨을 제작한 D업체는 9월까지 화순항에서 총 10여기를 제작했으며 8월말 태풍으로 모두 파손된 케이슨이 바로 이 업체가 제작한 구조물이다. 

강정마을회는 이와 관련 "현장 근로자를 통해 케이슨 제작의 부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정부는 관련책임자를 처벌하고 국회는 2013년 예산을 전면 삭감해야 한다"고 밝혔다.<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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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서 제주해군기지 1공구 케이슨을 제작한 유윤선(45)씨가 부실공사 의혹을 폭로학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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