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찬 열사 제21주기 추모행사 및 전국시민행동 행사 개최

▲ 9일 오후 3시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양용찬 열사 제21주기 추모행사와 함께 제16차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가 열렸다. 비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에 모였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20년을 이어 온 양용찬 열사의 영혼이 제주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상처투성이가 된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공사 현장으로 향했다.

강정마을회는 9일 오후 3시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양용찬 열사 제21주기 추모행사 및 제15차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 관계자가 함께했다.

양용찬 열사는 1991년 11월7일 "제주특별법 저지와 제2차 종합개발계획 폐기, 이를 추진하는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는 유서를 남긴 채 분신한 인물이다.

1966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1리에서 태어난 양용찬 열사는 1985년 재주대 사학과에 입학한 뒤 1997년 군입대 후 복학을 하지 않았다.

2년 후인 1989년 5월 서귀포 나라사랑 청년회 가입하며 본격적인 사회운동을 벌였다. 낮에는 타일공으로 일하면서 이후 농민사랑 대표로도 활동했다.

1990년에는 서귀포 나라사랑청년회가 주도하는 서귀포 지역문제 대책위원회에 참가하고 우루과이라운드와 제주도개발특별조치법, 농수산물 개방 등 현안 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26세이던 1991년 11월7일 오후 7시40분 서귀포 나라사랑청년회 3층 옥상계단에서 "특별법 저지"를 외치며 온몸에 석유를 뿌리고 투신했다.

▲ 9일 오후 3시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양용찬 열사 제21주기 추모행사와 함께 제16차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가 열렸다.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참석자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양용찬 열사는 불의에 저항해 자신의 몸을 던졌다"며 "공권력에 맞서 마을을 지키기 위해 힘을 쓰고 있는 강정마을에서 추모식을 열리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군기지는 문재인 대선 후보가 공사중단 의지를 밝힐 만큼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며 "양용찬 열사의 정신을 받들어 해군기지가 철회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성근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대표는 추도사를 통해 "양 열사가 우리에게 남겨준 가장 큰 것은 제주사랑의 마음"이라며 "신자유주의 개발 중심, 자본 중심, 돈이 주인이 되는 사회가 아니라 생태, 평화 중심, 제주도민이 중심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주해군기지를 함께 막아내는 일은 열사의 사랑을 지켜내는 일"이라며 "강정을 지켜내는 일이 곧 평화를 지켜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1주기를 맞아 강정에서 열사의 뜻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며 이번 추모제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강정마을회는 오후 3시부터 제16차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를 시작으로 오후 7시부터는 평화기념관에서 추모문화제와 각종 공연을 진행한다.

▲ 양용찬 열사 제21주기 추모행사와 함께 열린 제16차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에서 강동균 마을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강 회장은 "우리의 승리가 멀지 않았다"며 "해군기지 건설은 반드시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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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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