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정국 제주해군기지 논란 해결 '의지·꼼수'?
대선정국 제주해군기지 논란 해결 '의지·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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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뮬레이션 수용 왜] 내년 예산 확보도 의식한듯...공정성 관건   

정부가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내 15만톤급 크루즈선박 입출항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로 한 것은 대선정국을 맞아 제주해군기지 건설 논란이 더이상 확산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기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유력 대선주자 가운데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공사 중단 후 사업내용 재검토'를 공언했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추진과정의 문제점과 함께 '대통령 사과' 카드를 꺼내들어 대선 이후 제주해군기지의 운명이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15일에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제주 캠프가 제주해군기지 공사중단과 재검토에 합의함으로써 정부를 당혹스럽게 했다.

정부로선 이같은 정치적 상황이 큰 부담일 수 있다. 강정에서 24시간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상황을 되돌릴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한 의도가 다분하다는 의심을 사왔다.

제주도가 10월30일 '최후통첩' 형식을 빌어 시뮬레이션 검증을 요구한 것도 정부를 부담스럽게 했다.

당시 제주도의 요구는 '도민이 이해할 만한 수준의 검증을 위한 시뮬레이션'과 그때까지 케이슨 거치 공사를 중단하는 것 두 가지였다.

이것만 보장된다면 해군기기 건설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점을 누누이 밝혀온 터라 '최종 의견'이라는 제주도의 요구를 더이상 물리칠 명분이 약해졌다. 

그동안 정부는 제주도가 요구한 시뮬레이션 2개 케이스가 현실적으로 가정하기 힘든 경우라며 극도로 난색을 보였다. 2개 케이스는 남방파제에 선박이 계류된 상태에서 서방파제에 좌현 또는 우현으로 입항하는 경우다. 조건은 풍속 27노트, 서쪽 돌제부두 조정, 예인선 2척 사용 등이다.

또 주간 뿐 아니라 야간에도 시뮬레이션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현실적인 요구라며 끄덕도 않던 정부가 이런 요구들을 대부분 받아들인 걸 보면 오히려 검증절차만 끝나면 우군(友軍)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대립각을 세웠던 제주도를 파트너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제주해군기지 내년 예산의 운명이 걸린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소위가 16일 열리는 것도 정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요인으로 분석된다. 시뮬레이션 검증에 합의했으니 내년 예산을 달라고할 명분을 얻게된다는 의미다. 내년 제주해군기지 예산은 여야의 입장 차이로 안갯속에 놓여있다.

이에따라 검증의 공정성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에 참여하는 연구원의 면면을 보면 중립성 논란이 재연될 소지가 다분하다. 연구원 3명 중 2명이 정부가 추천한 인사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제2차 시뮬레이션(국방부 자체 재검증) 당시 책임연구원인 한국해양대 이윤석 교수를 배제해야 한다는 제주도의 요구에 책임연구원이 아닌 일반 연구원으로 전환 배치하는 묘수를 썼다. 대신 책임연구원은 한국항해항만학회 이동섭 회장(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이 맡기로 했다.

제주도는 이동섭 교수가 객관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지만 벌써 공정성 시비가 고개를 들고있다. 제주도가 추천한 연구원은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

또 국방부와 제주도의 공무원과 전문가 20명이 시현을 참관한다.

제주도는 이날 시뮬레이션 시현을 통해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15만톤 크루즈 선박의 안전한 입출항 여부를 확인하고 문제가 없으면 계속 추진하고 문제가 있으면 보완해 추진함으로써 이 사업이 국가안보와 제주 발전에 기여하는 사업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뮬레이션 검증이 해군기지 건설의 명분만 강화해주는 요식행위로 끝날지, 아니면 민군복합항의 허구성이 드러나는 계기가 될지 공정성, 객관성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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