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11월은 대통령 선거 열기로 뜨겁다. 세 사람의 후보가 박빙의 경쟁을 펼치고 있고 저마다 국민을 위한 정책을 내세우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인 경제민주화와 복지와 지역 균형과 경제 발전 방안에 대해 비슷한 대안을 내놓고 있어 누가 진짜 해결사인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제주의 11월도 선거 열에 달아올라 있기는 마찬가지다. 전국의 1%인 제주에 안철수 후보가 11월 첫 주에 다녀갔고, 둘째 주에는 문재인 후보가 방문했다. 그러면 넷째 주 정도에는 박근혜 후보도 다녀가겠지. 그들은 1% 제주를 현혹하는 온갖 정책을 내놓을 것이다.

제주도 발전과 관련한 공항과 크루즈 항만시설, 관광개발 지원책, 감귤 보호책 등을 쏟아놓으며 제주도를 위해서는 자신만한 후보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들의 애정에 우리는 감읍할 것이다. 특히 현안인 해군기지문제를 주민이 원하는 대로 잘 해결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제주의 11월을 가장 달구고 있는 분들이 있다. 바로 세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 인재들인데, 이 분들의 면면을 보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미래를 책임질 후보들이 나서는데 이들을 지지하는 구성원들은 과거의 인물들 일색이다. 여당 후보에는 과거 도지사 패거리들이 대거 운용되고 있고, 야당 후보에는 현직 도지사 패거리들이 대거 나서고 있다. 그들의 제주 미래 전략이라는 것이 고작 이 정도다. 스스로 제주를 책임질 수 없는 이 인사들은 중앙에 줄을 대고 미래의 권력 환희를 꿈꾼다. 대통령 후보들도 이런 인사를 용인하는 정도라면 미래는 없다.

전직 현직 도지사들의 제주 경영법이 무엇이었던가 반문하게 된다. 해군기지 문제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주민들의 반목과 갈등만 키워놓고 해법 하나 내놓지 못한 실정이다. 왜? 부도덕했기 때문에 중앙정부에 대해 적극적이고 단호한 항의 한 번 못했다. 한 분은 불법선거 문제로, 다른 한 분은 사기꾼에게 당해 도민들의 불신을 샀다. 다만 해군기지 수용에 따른 반사 이익만을 기대하면서 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다가 도민들의 매서운 질책만 받았다. 그런데 그들이 다시 일어섰다. 미래의 선거를 위해.

▲ 허남춘 제주대 교수
우리는 미래를 위해 준비한다. 노후 복지를 위해 암보험과 연금보험을 들기도 하고, 자식들에게 투자하면서 달콤한 내일을 꿈꾸기도 하고, 더 먼 미래를 위해 종교에 헌신하고 헌금하면서 사후 보험을 들어놓기도 한다. 자신을 위한 보험들이다. 그리고 국가를 위한 보험에 들기도 한다. 몇 년에 한 번 닥치는 선거에 미래 5년을 맡기고 보답을 기대하기도 한다. 그 보답은 국가를 위한 것이고 작게는 지역사회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패거리의 영달과 권력을 위해 줄서기를 하는 집단도 있으니, 바로 전·현직 도지사 그룹이다.

미래를 새롭게 이끌 대통령 후보가 나선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중간 마름이 새롭게 등장해야 하는데, 제주는 20년 전 과거 권력집단이 20년을 교대로 지배하면서 과거 통치방식 그대로, 자신의 패거리를 책임지고 챙겨주는 관행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도민의 세금을 받아 도지사가 집행하면서 자기 사람들만 챙기고 이익을 분배하는 졸속이 계속되고 있다. 새로운 대통령이 들어서도 제주는 미래가 없다.  <제주의소리>

<허남춘 제주대 교수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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