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사진은 올해 8월말 제15호 태풍 '볼라벤'으로 파소된 8800톤급 케이슨 모습. 아래는 11월26일 파손된 케이슨과 충돌해 해군기지 앞바다에 침수된 예인선.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해군, 태풍 방어막으로 이용 검토...철거시 폭파 아닌 '절단 인양' 유력

해군이 최근 제주해군기지 공사 예인선 침수사고의 원인이 된 8800톤급 케이슨을 내년 태풍시기까지 철거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3일 해군제주기지사업단에 따르면 해군기지 1공구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올해 8월 태풍으로 파손된 케이슨 7기에 대한 수중조사를 마치고 해군과 케이슨 처리방안을 논의중이다.

당초 삼성물산은 1공구 남방파제 건설을 위해 올초부터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서 케이슨을 제작하고 강정 앞바다에 임시투하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올여름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약 100억원 상당의 케이슨 총 7기가 모두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케이슨은 방파제의 뼈대가 되는 대형 구조물로 아파트 8층 높이(20.4m)에 무게만 8885톤에 달한다. 1기당 가격만 15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고 직후 강정마을회 등 반대단체는 해군기지 구조물이 해양폐기물로 전락했다며 철거를 위한 폭파작업으로 또다른 환경파괴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시공사측의 인양작업이 전망됐으나 해군측은 사고 5개월이 되도록 수중조사결과 발표와 구체적 인양계획 등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 위 사진은 올해 3월 케이슨 1,2호기가 강정 앞바다에 투입되는 모습. 아래는 5일 촬영한 케이슨 모습. 태풍으로 케이슨이 크게 파손됐다<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확인 결과 해군은 파손된 케이슨을 내년 태풍까지 방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파손된 케이슨을 내년 태풍 북상시 방패막 역할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윤석환 해군제주기지사업단 공사실장(대령)은 "케이슨 인양은 시기적으로 급한 일이 아니다. 현 상태서 환경훼손 등의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손된 케이슨이 다른 공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내년 태풍때까지 지켜보고 추후 인양여부와 방법을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안전에 대한 우려다. 실제 지난달 26일 해군기지 앞바다를 운항하던 예인선이 파손된 케이슨을 미쳐 피하지 못해 충돌사고를 낸 뒤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파손된 케이슨을 인양하더라도 일각에 알려진 '수중폭파'가 아닌 '절단 후 인양' 방안이 유력히 검토되는 것을 알려졌다.

윤 대령은 "반대측에서 수중폭파로 해양이 오염된다고 주장하지만 폭파는 계획에 없다"며 "현재는 부양하는 방안과 수중 절단으로 해체 후 인양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케이슨 철거는 우선적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방안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케이슨 철거는 시공사의 보험처리 등 문제가 남아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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