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정희 난타전, 차분한 문재인 후보...반론기회 제한적 토론 밋밋

▲ 제18대 대통령선거 첫 TV토론회가 4일 오후 열렸다.
제18대 대통령 선거 첫 TV토론회에서 예상했던 제주해군기지는 큰 이슈가 되지 못했다.

또한 반론기회가 제한적인 3자 토론 방식으로 진행돼 다소 밋밋하고 치열한 공방은 나오지 않았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4일 밤 8시부터 9시40분까지 1시간 40분 동안 제1차 대선후보 TV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의 주제는 정치.외교.안보여서 제주해군기지와 NLL 문제가 이슈로 크게 부각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격론은 없었다. 

해군기지로 먼저 공격을 한 것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였다. 박 후보는 "제주해군기지와 한미FTA 등 현안에 대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연대에 합의를 했다"며 "어떤 것이 민주당이 추구하는 바인가"라고 문재인 후보를 향해 공격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가치가 같다고 판단되고 국민들의 뜻에 따라서 합치게 됐다"며 "지난 총선엔 새누리당의 과반수를 막기 위해 민주통합당과 민주노동당을 포함한 야권 전체가 단일화를 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었고 거기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에게 "어떤 정치 쇄신도 헌법 정신을 벗어나거나 정체성을 훼손해선 안 된다"며 "대통령은 분명한 국가관이 있어야 하는 데 통합진보당은 애국가도 부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거꾸로 "새누리당에서 내년도 해군기지 예산을 날치기 했다. 집권도 안했는데 벌써 날치기 하는게 새로운 정치냐"고 반문했다.

그는 "약속은 꼭 지킨다"고 한 박 후보의 발언도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에 새누리당이) 골목상권 지키는 법 개정 막지 않았느냐"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 후보는 "시장에서는 골목상권 지키겠다고 하고 국회에서는 대형마트 지키신 것"이라면서 "약속을 하고 벌써부터 안 지키시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 후보의 거센 반격에 박 후보는 "왜 대형마트 규제 완화로 골목상권 유통권을 반대했냐 물으셨는데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는 농어민과 중소납품업체들,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서"라며 "농어민들의 손해도 연간 1조원 이상, 납품업체도 5조원 이상 큰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다소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박 후보는 문 후보와 이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다시 한번 전가의 보도로 사용하는 국가보안법과 제주해군기지를 꺼내들었다.

박 후보는 "두 당이 합치는 과정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제주해군기지문제와 한미FTA 약속들이 들어있었는데 깨졌기 때문에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며 "정당은 약속을 지키는 것인데 총선 끝나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해군기지 문제는 실제로 2007년 첫 예산 통과되기 전부터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문 후보도 돌아보시고 반드시 중단시켜서 전면재검토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이 후보는 "국회에서 비정규직 철폐하겠다 말씀하셨는데 전체 850만 여성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136만으로 법 개정안을 가로막았다"며 "이 법안을 가로막는다면 여성차별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말로만 민중들에게 빵 없으면 과자 먹으면 된다고 했던 마리 앙트와네트와 다를 바가 없다"고 비꼬았다.

한편 첫 토론회는자유토론 방식이 아니라 제한된 시간과 형식에 얽매인 탓에 후보들이 충분한 의견 개진을 못한 채 중간중간 발언이 끊겨, 후보간 정책 차별화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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