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공청회장에 공무원 수백명 동원 '관제화'시도
조합원과 맞 고함·야유…도민사회 갈등 자초

▲ 이날 공청회장에는 도민들의 거의 없고 동원된 도청공무원들만 자리를 채워 관제 공청회 논란을 낳았다. ⓒ제주의 소리
특별자치도 특별법 공청회가 병원노동조합협의회(준)의 강력한 실력저지에 밀려 무산됐다.

이날 공청회 무산은 특별자치도공대위가 지난 2일 "행정절차법을 무시한 일방적인 공청회"라고 문제를 제기할 당시부터 적법성 논란이 제기됐으나, 제주도 당국은 "특별법 공청회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게 아닌 '임의 공청회'"라며 안일하게 대응하면서 충분히 예견된 사안이었다.

특히 이날 공청회 현장에는 1층 5백여석의 자리가 대부분 채워졌으나 공청회를 실력으로 저지한 병원노동조합협의회와 특별자치도 공대위 소속 회원들과 취재기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부가 도청 공무원들로 채워져 '공무원들을 위한 공청회'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정작 공청회에 참석해 찬반의견을 발표해야 할 시민들은 불과 10~20명에 그쳐 특별자치도 특별법을 바라보는 도민사회의 무관심과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날 공청회는 개최 시작 전부터 도청 공무원들이 삼삼오오 몰려들더니 순식간에 수백명으로 불어나 자리를 가득 메웠다. 서귀포시 공청회도 마찬가지로 일반 시민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제주도청에서 원정간 공무원들만이 자리를 잡았다.

공청회가 정작 주인인 도민은 없이 공무원들로만 채워지자 병원노동조합원들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공무원들을 동원해 관제 공청회를 하려하느냐"며 "공무원들은 도청으로 돌아가 본연의 자리를 지키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 공무원들은 반대측에 대항해 맞고함을 치고 야유를 퍼붓어 도민사회 갈등을 스스로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 제주의 소리
오전10시 시작예정인 공청회가 1차로 지연되고 오전11시 20분 2차 시도도 20~30명 조합원들의 저항에 밀려 무산에 그치게 된 후 오후3시 3차 공청회가 시작될 무렵에는 도청 공무원 수가 더욱 불어났다.

특히 이 때는 오전에는 볼 수 없었던 각 실국장과 과장 등 주요 간부들이 대부분 공청회 현장에 참여해 사실상 도청은 '개점 휴업'상태로 들어갔다.

또 일부 공무원들은 항의하는 노조원들에게 "우리도 도민이다. 우리도 들을 자격이 있는데 왜 공청회를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냐"며 설전을 벌였으며 일부는 "단상에서 내려와라"며 맞고함과 야유를 퍼부어 공무원들이 중립을 스스로 훼손하고 도민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중심에 스스로 빠져 들었다.

제주도는 이날 공청회가 실력저지로 무산되고 심각한 도민 분열양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반대측을 만나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자리만 묵묵히 지키는 무기력마저 보였다.

공청회를 강행하려는 도 공무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조합원들이 맞서 극한 대립을 보이자 오히려 경찰이 나서서 양측을 타이르고 중재를 시도하는 등 주객이 전도된 모습마저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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