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원 비롯해 파견 공무원도 ‘전무’…역대 정부 중 제주인맥 ‘최악’(?)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제주도 사이에 파이프라인 역할을 할 인맥이 도통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인수위원은 물론 각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 중에서도 제주출신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제주홀대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8일 공개한 인수위 파견 공무원 51명(국가정보원 2명 제외) 가운데 제주출신은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국가정보원 파견 2명을 제외한 51명의 인수위원을 전문위원·실무위원을 출신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서울 14명, 경기 3명, 인천 1명)과 영남권(대구·경북 11명, 부산·경남·울산 7명)이 각각 18명으로 가장 많다.

호남 출신은 5명(전남 3명, 전북 2명), 강원과 충청 출신은 각각 6명과 4명이다. 반면 제주 출신은 단 1명도 없었다.

출신 대학별로는 서울대가 27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 5명, 연세대 4명, 한양대 3명 순이었다.

이에 대해 인수위 측은 “정부 추천을 존중했고, 공무원으로서의 경력과 전문성, 성실성을 고려했다”고 전문위원 등의 인선 배경을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발표된 인수위원 명단에도 제주출신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대통령을 핫라인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공식·비공식 라인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제주처럼 ‘도세(道勢) 1%’ 한계로 중앙부처와 각종 현안들을 풀어나갈 때 인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신공항 건설과 제주해군기지, 4.3문제, 특별자치도 5단계 제도개선 등 차기 정부에서 풀어야 할 제주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제주도와 인수위 사이 소통창구가 없는 점은 치명적이다.

물론 박근혜 당선자는 후보시절 신공항 건설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제주 도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제주도 입장을 대변할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인수위가 밑그림을 잘 그려줄 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이번에도 우근민 지사의 얼굴만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예산절충 등에서 우 지사의 인맥이 상당 부분 활용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에 비해 제주와의 관계가 소원했던 이명박 정부 때도 현인택 외교·통일·안보분과위 인수위원과 임재현 수행비서관이 훗날 통일부장관과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라는 요직에 발탁된 바 있다. 또 대선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장을 맡아 대통령 당선을 도운 김인종 전 육군 대장은 경호처장을 맡아 이 대통령과 제주를 잇는 핫라인 역할을 담당했다.

한편 최근 <한국일보>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뒤 당과 정부, 청와대 및 외곽에서 ‘박근혜 정부’를 이끌어가게 될 파워엘리트 150명 중 제주출신으로는 현경대 새누리당 제주도당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회의원 등 2명이 이름을 올렸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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