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호텔 합쳐 10년간 최대 395억 감면...'사회적 책임' 논란 비화 조짐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제주의소리 DB>

철거-보존 논란에 휩싸인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더 갤러리) 부지 소유주인 (주)부영주택이 서귀포시 중문동 2700의 3에 위치한 ICC제주 앵커호텔과 리조트 레지던스 2군데 투자진흥지구 지정으로 입게될 조세감면 규모가 최대 395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각계 반대를 무릅쓰고 더 갤러리 철거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부영측의 사회적 책임과 맞물려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카사 델 아구아 철거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제주의 땅부자'라는 부영에게는 앵커호텔을 부영호텔로 명칭을 바꿔주고 투자진흥지구로까지 지정.변경하면서 267억원이나 되는 세금혜택까지 퍼주고 있는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사실상 부영 측을 두둔해온 제주도정을 강력 비판했다.

하지만 267억원은 리조트 레지던스 건립에 따른 세제 혜택만 계산한 것이다. 앵커호텔의 조세감면 예상액 128억원까지 더할 경우 총 감면 예상 규모는 400억원에 육박한다.

물론 이는 최대 10년동안의 혜택을 모두 합산한 금액이다. 제주특별법상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 법인세가 3년간 면제되고 그후 2년은 50% 감면된다. 또 취득세.지방교육세 면제, 재산세 10년 면제 혜택이 따른다.

총 감면예상액에서 농지, 하수도원인자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 혜택은 제외됐다. 앵커호텔이나 리조트 레지던스 모두 이미 개발된 중문관광단지에 건립중인 건축물로, 한국관광공사가 중문단지를 개발할 당시 부담금을 납부하거나 면제받았다.

앵커호텔의 투자진흥지구 지정에 따른 세제혜택은 고스란히 부영 측에 돌아가게 된다고 제주도 관계자는 설명했다. 앵커호텔은 2009년 7월1일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됐으나 사업자의 자금난으로 불과 5개월 후인 2010년 1월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장기간 방치 끝에 이듬해 10월24일 리조트 레지던스과 앵커호텔 소유권 취득으로 관광사업자의 지위를 승계한 부영주택은 2012년 2월 공사를 재개했다.    
          
제주도가 휴양콘도미니엄인 리조트 레지던스(부지 3만2454㎡)를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 고시한 것은 지난해 12월31일. 부영측은 그 전에 리조트의 명칭을 '부영리조트'로 변경했다.

같은날 제주도는 앵커호텔(부지 2만900㎡)에 대해서도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정.변경을 고시했다. 이미 앵커호텔의 명칭은 2012년 8월7일 '부영호텔'로 바뀌었다.

앵커호텔 투자진흥지구 변경 고시는 사업자와 사업명, 투자규모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사업규모는 당초 1276억9000만원에서 1207억원(리조트 레지던스는 1203억3100만원)으로 약 70억원 줄어들었다. 객실수가 290실에서 262실로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제주도는 관련 조례에 따라 변경 고시가 나기 직전에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심의회 심의를 거쳤기 때문에 변경 고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더 갤러리 철거 반대 측에선 공공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ICC제주 앵커호텔'을 부영호텔로 명칭을 변경해주고,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변경해준 것 자체에 특혜 소지가 있다는 시각이다.

더구나 반대측은 부영이 "제주도정의 뒤에 숨어 계산기만 두드리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악덕기업"이라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쓰고 있어 더 갤러리 논란이 투자진흥지구 지정 논란으로 번질 기세다.

이날 회견에서 비대위는 부영이 프로야구단 유치에 뛰어든 점을 들어 "겉으로는 좋은 기업이미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투자진흥지구 지정에 따른 혜택은 다 누리면서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마음대로 설계를 변경하고, 문화적 가치가 높은 더 갤러리 철거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과거에는 투자유치 관점에서 웬만하면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했는지 몰라도 지금은 지역주민 고용, 개발이익의 지역환원 방안 등을 꼼꼼하게 보는 추세"라며 "롯데시티제주가 투자진흥지구 지정이 보류된 것도 롯데라는 그룹의 규모나 명성에 비해 지역환원 방안이 미흡한게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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