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컨트리클럽에 조성된 눈썰매장. <제주컨트리클럽 제공>
겨울철 2개월 내내 눈 쌓이자 역발상...썰매장 만들어 수익 도모

제주 최초 골프장이 폭설로 영업중단 피해가 연이어 발생하자 잔디밭을 눈썰매장으로 만드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위기 돌파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16일 제주 관광업계에 따르면 제주컨트리클럽(이하 제주골프장)이 17일부터 골프장 내 필드에 눈썰매장과 눈올레길을 조성해 관광객과 도민을 상대로 영업에 들어간다.

제주골프장은 1962년 5.16도로 개통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건설제안으로 조성한 제주지역 최초의 골프장이다. 4년뒤인 1966년에는 정규 18홀 규모로 정식 개장했다.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이 한눈에 보이는 등 경관이 뛰어나지만 해발 약 600미터에 위치해, 겨울철이면 필드가 눈 속에 파묻히기 일쑤다.

방대한 면적에 눈을 치우지 못해 매해 1개월씩 영업이 중단됐고 최근에는 이상기후로 겨울이면 2개월째 눈이 녹지않아 영업 피해가 눈덩치처럼 불었다.

결국 골프장측은 눈을 치우는 대신 쌓인 눈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직원들 회의와 다른 지역 골프장을 사례를 연구해 썰매장 조성을 결정했다.

골프장측은 썰매장 조성을 위해 경사로 150미터 구간에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2단 경사로 조성해 이용객들이 눈썰매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여름철 제주컨트리클럽의 필드 모습. <제주컨트리클럽 제공>
주 고객층이 된 어린이들의 편의를 위해 썰매장 인근에 떡볶이와 어묵 등 분식점을 만들고 클럽하우스 내에도 면요리 등을 준비하는 등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대설로 5.16도로가 결빙될 것을 대비해 산천단 입구가 차단될 경우, 체인이 장착된 골프장 버스를 투입해 일시적으로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키로 했다.

골프장 관계자는 "고지가 높다보니 겨울철이면 영업 자체가 힘들다. 고심 끝에 수익도 올리고 골프장 알리기 차원에서 눈썰매장 개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천연 썰매장과 달리 각종 부대시설이 마련됐고,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수백미터의 펜스도 설치했다"며 "썰매도 준비된 만큼 별다른 장비없이 몸만 오면 된다"고 설명했다.

제주컨트리클럽 내 썰매장 이용료는 성인 1인 기준 1만원, 어린이 8000원이며 썰매 대여료가 포함된 가격이다. 회원은 최대 4인까지 50% 할인받을 수 있다.

17일까지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18일부터 정상요금을 받는다. 무료 셔틀버스는 5.16도로 통제시 제주대학교에서 골프장까지 운행한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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