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와 원내대표단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찾아 김관진 국방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의원 12명 만난 김관진 국방 "어쩔 수 없다"..."국민과 법 위에 삼성 있느냐" 질타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제주해군기지 공사 강행의 책임을  삼성 탓으로 돌렸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계속 공사를 해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등 국회의원 12명은 "국회 위에, 법 위에 삼성이 있느냐"고 국방부장관을 성토했다.

박 원대대표 등 12명의 국회의원은 23일 서울시 용산에 있는 국방부 청사를 방문, 김관진 국방부장관과 면담했다.

이날 면담은 지난 21일 정청래 의원 등 6명의 의원들이 해군으로부터 제주해군기지사업단 출입을 거부당하는 수모를 겪자 원내대표 등 민주당 대표단이 국방부를 직접 찾아가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국가예산이 집행되지 않으면 공사는 중단돼야 한다. 70일간 부지런히 부대조건을 이행하고 국민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함에도 국방부는 지금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국방부장관과 대화하자고 했는데 '바쁘다고 (국회에) 못 온다'고 하더라. 국민이 머슴(장관)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국방부를 비난했다.

박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국회가 제시한 부대의견을 이행하기 위해 제주해군기지 공사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김관진 장관은 "국회의 부대의견을 보면 '공사중단'이라는 말은 없다"며 "무조건 중단시키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공사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

또 김 장관은 "정부와 총액계약을 한 공사업체가 노무비, 장비 리스비, 공사 중단시 하청업체에 대한 손해배상 등의 문제로 공사를 계속하고 있다"며 "국회의 부대의견을 총족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공사는 업체가 하겠다고 하기 때문에 우리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공사강행을 업체 탓으로 돌렸다. 이 업체는 제주해군기지 1공구 공사를 담당하는 삼성물산이다.

김 장관이 삼성물산 탓을 하며 공사 중단을 할 수 없다는 얘기를 꺼내자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김 장관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국민 위에, 법 위에 삼성물산이 있느냐"며 "국방부가 사기업 때문에 위법하는 게 말이 되느냐. 김 장관은 막말을 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장하나 의원이 전했다.

장하나 의원은 "기획재정부가 예산 배정을 안한 게 맞고, 연차별로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데 제주해군기지 공사의 경우 1월로 계약이 만료된 상태"라며 "관리감독이 벗어난 상태에서 삼성이 자기들 돈으로 불법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왜 장관이 손을 놓고 있는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국회는 제주해군기지 2013년도 예산을 '국회 권고사항 이행 보고 후 예산집행'이라는 부대의견을 달아 2010억원을 통과시켰다.

부대의견은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 불식 ▲15만t급 크루즈 선박의 입항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 ▲항만관제권, 항만시설 유지ㆍ보수 비용 등에 관한 협정서 체결 등 3개항을 70일 이내 조속히 이행해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이날 국방부장관 면담에는 박기춘 원내대표, 우원식 부대표, 안규백 국방위 간사, 이석현 의원, 김우남 의원, 김관영 의원, 한정애 의원, 진성준 의원, 김광진 의원, 장하나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2명이 참여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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