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새 정부에 바라는 점 물어보니...'서민경제 회복' 단연 1순위

 

▲ 박근혜 당선인, 설맞이 전통시장 방문. 민족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시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전통시장 물가동향을 점검하며 만두를 구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유성호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 마다 국민들은 어김없이 큰 희망을 품게 된다. 특히 경제민주화가 화두가 된 지난 대선정국을 거치면서 서민들이 갖는 기대감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25일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제주도민들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봤다. 모두의 입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것은 단연 ‘서민경제’ 문제였다.

서귀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이춘심(53.여)씨는 새정부에 대한 소망을 묻자 “서민경제를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니겠냐”며 “골목상권, 영세상인들도 장사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가게가 시장 근처라 상인들이 많이오는 데 이들은 더 이상 설 대목도 없고, 사람들도 찾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며 “지난 이명박정부에서 대형마트와 대기업, 그리고 프랜차이즈 체인점들만 더 잘되고 늘어나서 손님들 중에서도 정말 ‘죽을 맛’이라는 상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만 죽게 만들면 안된다”며 “서민들이 힘나게 살 수 있도록 대통령 뿐 아니라 주변이 협력해서 서민경제부터 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귀포 남원에서 감귤 농사를 짓는 김태경(48)씨 관심사는 한중 FTA다.

그는 “한중FTA가 막을 수 없는 흐름이고, 안 할 수 없는 것이라면 정말 제주도 감귤을 보호해줬으면 좋겠다”며 “어마어마한 중국의 농업시장이 다가오는데 초민감품목 선정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감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섰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이와 함께 정치적 갈등 대신 민생을 챙기라는 조언도 던졌다.

김씨는 “야당 지지자들도 48% 넘게 나왔는데 이들도 다 포옹할 수 있는 정치를 해줬으면 한다”며 “보통 국민들이 편안하게 되는 것 말고 더 바랄 게 뭐가 있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택시기사 부용석(50)씨는 “공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우선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 힘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서민경제에는 중소기업도 포함된다.

부씨는 “제주도만 하더라도 기업이 영세해 수입이 많지 않고, 젊은이들은 중소기업에 일자리가 있어도 기피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중소기업 중에서도 괜찮은 사업계획을 가지고 발전시키려는 곳에서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제 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 차별을 없애달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네팔출신의 주부 하드라(33)씨는 “주변 다문화 가정 중에서는 어려운 사람이 정말 많다”며 “그런 사람들을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문화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적응하기도 힘들어 한다”며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적응, 상담프로그램들이 있지만 몰라서 안 받는 이들도 있는 만큼 이들을 잘 챙겨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취임식을 앞두고 들어본 서민들의 소망은 특별한 것이라기 보다는 아주 가까이 있는 문제, 기본적인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최우선순위로 꼽는 사회문제들이기도 하다.

‘민생대통령’을 표방한 박 당선인이 앞으로 이들의 고민을  하나하나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새 정부를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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