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와통일을 여는 사람들 부산대표인 김홍술(57) 목사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 김희용(54) 목사가 26일 제주교도소 앞에서 단식기도회를 열고 있다.<김정호 기자>
김홍술 김희용 목사, 26~29일 고난단식...강평 평화위해 기도회

“강정과 양윤모가 우릴 부르더라”

제주교도소 입구 아스팔트에 목사 4명이 둘러 앉더니 곧이어 찬송가 울려퍼졌다. 담 너머 안쪽에는 52일만에 옥중단식을 마친 양윤모 영화평론가가 53일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평화와통일을 여는 사람들 부산대표인 김홍술(57) 목사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 김희용(54) 목사는 26일 오전 10시 제주교도소로 향했다.

부산과 광주에서 나란히 제주에 도착한 두 목사는 26일부터 나흘간 제주교도소 정문 앞에서 ‘구럼비와 양윤모 선생의 수난에 동참하는 예수고난 단식 기도회’를 갖기로 했다.

부활절을 한주 앞둔 3월 넷째주(3.23~30)는 기독교에서도 고난을 이겨내는 시간(고난주간)이다. 세 번째 옥살이를 하며 죽음까지 무릅쓴 양 감독을 위해 짧지만 단식에 동참키로 했다.

▲ 평화와통일을 여는 사람들 부산대표인 김홍술(57) 목사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 김희용(54) 목사가 26일 제주교도소 앞에서 단식기도회를 열고 있다.<김정호 기자>
김홍술 목사와 동갑내기인 양윤모 감독은 제주해군기지 공사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2월1일부터 제주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양 감독은 앞선 2011년 4월 첫 번째 수감에서도 72일간 단식투쟁을 벌인 바 있다. 지난해 2월 두 번째 수감시에도 보석석방 전까지 42일간 단식농성에 나섰다.

김 목사는 “해군기지 반대와 전쟁 아닌 평화 실현을 위해 단식 기도회를 열었다”며 “강정과 양윤모가 나를 불렀다. 교회 안에만 있을 수 없어 밖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해군기지 찬반을 떠나서 하나님의 죽음을 받드는 성찰의 자리다.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한 우리의 기도가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김 목사는 또 “국가가 생기기 이전에 강정주민과 조상들은 그곳에서 살았다. 국가가 주민을 통치해서는 안된다. 주민과 국민을 섬기는 것이 곧 국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 평화와통일을 여는 사람들 부산대표인 김홍술(57) 목사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대표 김희용(54) 목사가 26일 제주교도소 앞에서 단식기도회를 열고 있다.<김정호 기자>
2009년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을 만들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협상의사를 처음 이끌어낸 김희용 목사도 단식에 함께했다.

김 목사는 “해군기지 해법은 바로 주민들의 요구를 국가가 귀담아 들어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라며 “주민들 역시 자긍심을 갖고 대화하면 갈등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정 갈등을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이거다. ‘국가가 주민들을 위한답시고 함부로 대하지말라’. 국가는 주민들 편에 서야 한다”며 대화를 마쳤다.

두 성직자는 26일부터 29일까지 제주도교도소 입구에 2인용 텐트를 치고 물 한 모금도 허용치 않는 고난단식을 들어간다.

기장제주노회 소속 목회자 2명도 단식과 기도회에 힘을 보태며 강정의 평화와 화합을 바라는 뜻에 함께 하기로 했다.<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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