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영 원장 "4.3 60주년 맞아 기념비적인 작품 되길"
임원식 감독 메가폰으로 내년 4월 크랭크인
4.3이라는 소용돌이 속에 가족 모두를 잃고 그 때 이미 죽어버린 정신으로 30여년을 더 살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순이삼촌'.
소설가 현기영(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선생의 소설 '순이삼촌'을 원작으로 한 4.3영화 '순이삼촌'이 2007년 개봉을 계획으로 본격적인 세부준비에 돌입했다.
현 선생은 "4.3 60주년을 앞두고 4.3을 다룬 영화를 제작한다는 것은 가히 기념비적인 일이며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순이삼촌'이 4.3을 영상화하는 데 기여해 성공적인 영화 '순이삼촌'이 제작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현 선생은 "영화 '순이삼촌'은 4.3을 겪음으로 인해 살아도 산 것 같지 않게 살다간 순이삼촌의 일대기를 통해 제주도민들이 여전히 겪고 있는 4.3의 후유증과 고통을 외부에 알리고 재조명하는 영화로 제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4.3이라는 제주도의 이슈가 세계화 될 수 있도록 영화 '순이삼촌' 제작에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이면서 제주영상위원회 부위원장인 임원식 감독이 '순이삼촌'으로 10년만에 메가폰을 다시 잡는다.
임원식 감독은 "비록 제주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나는 항상 내가 제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며 "10년전 우연한 기회에 현기영 선생과 '순이삼촌'을 알게 된 후 왜 진작 4.3에 눈을 돌리지 못했을까 아쉬워했다"고 밝혔다.
임 감독은 "영화 '순이삼촌'은 보여주는 영화보다 생각하고 또 느끼는 그런 영화가 될 것"이라며 "흥행을 바라기 보다 4.3을 깊이있게 다룬 예술영화로 제작해 국제영화제 등에 출품할 것이며 이를 통해 제주4.3의 아픔을 전세계에 알리고 이를 위로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임 감독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제주민예총의 김수열 지부장(시인)에게 시나리오 작업을 부탁해 현재 작업중"이라며 "시나리오 작업과 오픈세트 조성을 차질없이 진행해 내년 4.3 58주기에 크랭크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영상위원회 고창균 사무국장은 "제주의 4.3을 소재로 한 원작에 제주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제주에서 촬용될 '순이삼촌'에 가능한 모든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며 "저예산 예술영화로 제작할 방침이지만 자금이 100% 마련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사전에 도민들에게 영화상영권을 판매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영화 '순이삼촌' 촬영을 위해 제주영상위원회는 북제주군 조천읍 와흘리 동물테마파크 부지내 9000여평에 오픈세트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원작인 소설 '순이삼촌'은 4.3당시 한 마을에서 5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군인에 의해 총살당한 일명 '북촌리 사건'을 사실주의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