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영 원장 "4.3 60주년 맞아 기념비적인 작품 되길"
임원식 감독 메가폰으로 내년 4월 크랭크인

4.3이라는 소용돌이 속에 가족 모두를 잃고 그 때 이미 죽어버린 정신으로 30여년을 더 살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순이삼촌'.

소설가 현기영(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선생의 소설 '순이삼촌'을 원작으로 한 4.3영화 '순이삼촌'이 2007년 개봉을 계획으로 본격적인 세부준비에 돌입했다.

▲ 25일 열린 현기영 원작 '순이삼촌' 극영화제작계획간담회.ⓒ제주의소리
25일 열린 '순이삼촌' 극영화제작계획간담회 자리에서 원작자인 현기영 선생은 "오는 2008년이면 4.3이 60주년을 맞는다"며 "이제는 4.3을 다룬 극영화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현 선생은 "4.3 60주년을 앞두고 4.3을 다룬 영화를 제작한다는 것은 가히 기념비적인 일이며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순이삼촌'이 4.3을 영상화하는 데 기여해 성공적인 영화 '순이삼촌'이 제작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 현기영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제주의소리
이어 "4.3이 발생한 지 30년만인 1978년 소설 '순이삼촌'으로 제주4.3이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영화 '순이삼촌'으로 제주4.3이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 알려지며 4.3이 제주에 국한된 문제만이 아니라 한반도의 문제, 더 나아가 미국의 개입 등에 따른 세계사의 문제임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선생은 "영화 '순이삼촌'은 4.3을 겪음으로 인해 살아도 산 것 같지 않게 살다간 순이삼촌의 일대기를 통해 제주도민들이 여전히 겪고 있는 4.3의 후유증과 고통을 외부에 알리고 재조명하는 영화로 제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4.3이라는 제주도의 이슈가 세계화 될 수 있도록 영화 '순이삼촌' 제작에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아낌없는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이면서 제주영상위원회 부위원장인 임원식 감독이 '순이삼촌'으로 10년만에 메가폰을 다시 잡는다.

임원식 감독은 "비록 제주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나는 항상 내가 제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며 "10년전 우연한 기회에 현기영 선생과 '순이삼촌'을 알게 된 후 왜 진작 4.3에 눈을 돌리지 못했을까 아쉬워했다"고 밝혔다.

▲ 임원식 감독.ⓒ제주의소리
임 감독은 "이제 원작자가 '순이삼촌'이 영화화 되는 것을 쾌히 승낙하고 시나리오 작업에도 들어갔으니 내 몸은 비록 늙었지만 다시 메가폰을 잡고 정말 멋진 영화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감독은 "영화 '순이삼촌'은 보여주는 영화보다 생각하고 또 느끼는 그런 영화가 될 것"이라며 "흥행을 바라기 보다 4.3을 깊이있게 다룬 예술영화로 제작해 국제영화제 등에 출품할 것이며 이를 통해 제주4.3의 아픔을 전세계에 알리고 이를 위로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임 감독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제주민예총의 김수열 지부장(시인)에게 시나리오 작업을 부탁해 현재 작업중"이라며 "시나리오 작업과 오픈세트 조성을 차질없이 진행해 내년 4.3 58주기에 크랭크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영상위원회 고창균 사무국장은 "제주의 4.3을 소재로 한 원작에 제주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제주에서 촬용될 '순이삼촌'에 가능한 모든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며 "저예산 예술영화로 제작할 방침이지만 자금이 100% 마련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사전에 도민들에게 영화상영권을 판매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영화 '순이삼촌' 촬영을 위해 제주영상위원회는 북제주군 조천읍 와흘리 동물테마파크 부지내 9000여평에 오픈세트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 북제주군 조천읍 와흘리에 조성될 순이삼촌 오픈세트장 조성도.ⓒ제주의소리
고창균 사무국장은 "15억원 가량을 투자해 동물테마파크 부지내에 순이삼촌이 살았던 북촌리 마을을 복원할 계획"이라며 "1회성 세트가 아닌 영화 '순이삼촌' 촬영이 마무리 되더라도 테마파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중에 있다"고 밝혔다.

원작인 소설 '순이삼촌'은 4.3당시 한 마을에서 5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군인에 의해 총살당한 일명 '북촌리 사건'을 사실주의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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