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평화의 섬' 제주를 다시 생각한다.

29일 오후 연합뉴스, 노컷뉴스, 오마이뉴스 등에서는 내년 6월 '2006 노벨평화상 수상자 정상회의"가 광주에서 '5.18정신과 동아시아 평화정착'을 주제로 열린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따르면, 박광태 광주시장이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1월 24일~25일 열린 '로마 노벨평화상 수상자회의'에서 이 회의의 참여문제를 논의하고 광주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참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김대중 전대통령은 박광태 시장을 통해 로마 정상회의에 참여한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에게 친서를 전달하는 등 이 광주 정상회의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로 이 회의는 광주시와 김대중 도서관이 공동주최하고 범국민적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할 계획이라 한다.

박시장이 로마에서 면담을 통해 참여의사를 확인한 수상자는 구소련 대통령인 고르바초프, 폴란드의 바웬사,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과테말라 인권운동가인 리고베르타 멘츄 툼, 퍼그워시 컨퍼런스 사무총장인 파올로 코타 라무시노 등이다.

광주시는 지미 카터 전 미대통령,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헨리 키신저 전 미국무장관, 군나르 베르게 전 노르웨이 노벨평화상위원회 위원장, 모하메트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 등도 노벨평화상 수상자 사무국을 통해 접촉할 예정이며, 현재 살아있는 27명 수상자 가운데 20명 이상 참석을 낙관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광주시는 이 회의를 통해 민주인권, 평화도시로서의 광주의 위상을 세계로 알릴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 기사를 접하며 필자는 또한번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을 감출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배아팠다!'. 이런 행사를 광주에 뺏기다니...

이미 오래 전부터 제주사회의 일각에서는 하드웨어 위주의 건축물이나 선언적 의미의 행사보다, 이런 실속있는 회의의 유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 회의야 말로 '평화의 섬'으로서의 제주의 위상을 세계로 알릴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평화의 섬 추진위'도 꾸려지고 여러 차원의 계획은 난무하지만 대부분 자족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 7월 필자는 강원도가 'UN환경평화센터'의 유치에 나섰다는 소식을 들으며, '생태·평화'마저 강원도에 내주나는 우려를 피력한 바 있다. 이번 소식은 그에 비해 강도가 더 큰 충격적인 소식이다.

물론 광주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후광과 지원에 힘입어 이번 회의의 유치에 성공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최소한 이를 유치하기 위해 관계 당국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평화의 섬, 제주'를 진정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이번 기회를 통해 정말 곰곰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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