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현 칼럼> 안철수, 5·16과 6·10

   4·24 보궐선거가 끝났다. 이변이 없이 안철수-김무성-이완구 모두 여의도에 입성했다. 이 가운데 선거 가간 중 가장 관심이 많았던 것은 아마도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철수 후보가 얼마의 득표로 당선될 것인가였다.

작년 한 때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기도 했던 안철수이기에 그가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선 되리라는 데에 대해서는 큰 이의가 없었다. 다만 얼마의 득표로 당선될 것인가와 함께 이를 통해 2012년에 이어 2013년에도 이른바 안철수 현상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존재한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했다.

  필자 포함 많은 의견은 50%가 넘는 득표로 안철수가 무난히 당선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내 보였다. 이는 물론 한국의 양대 보수-진보 신문인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이 공히 안철수의 승산을 점치는 여론조사에 근거를 둔 것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대권후보로서의 안철수의 인기와 역량 그리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실망을 표하는 국민 정서를 감안한 것이기에 크게 무리가 없는 전망이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투표함을 깨보니 대한민국의 국민의 기대와 노원병 주민들의 염원은 이를 넘어서 60.5%의 지지표를 안철수에게 몰아주었다. ‘새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그 부분 집합으로서 노원병 주민들을 통해서 그대로 표출된 것으로 보는 건, 안철수 지지자에만 국한된 것일까.

  처음에는 50%를 넘게 이기면 안철수는 성공한 것으로 보았던 소극적 기대가 시간이 지나면서 60%를 넘기기 시작하자 문득 61.0%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문득 1987년 전두환 정부의 권위적 통치를 종식시켰던 6·10 민주화항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는 아마도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51.6%의 득표로 당선된 데에 대한 대응으로서 안철수의 여의도 입성에 의미를 두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고 박정회 대통령의 1961년 5·16 쿠데타를 이어받는 박근혜 후보가 2012년 12월 대선에서 51.6%로 당선 되듯이, 안철수는 1987년 6·10 민주항쟁의 의의를 되살리는 의미에서 2013년 4·24 보궐선거에서 61.0%를 얻었으면 하는 주술 같은 생각이 그것이다. 그러면 혹 여의도 등원 이후 안철수 의원의 향후 행보에 1987년 6월 대한민국 국민들이 분출했던 열정과 미래 기대가 어떤 식으로든 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그것이다. 
 
  당연히 61.0%에 0.5%가 부족하다고 해서 그러한 주술적 의미를 축소할 생각은 없다. 여전히 1987년의 6월 민주화 항쟁의 열기와 추동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안철수가 2013년 버전의 ‘새정치’를 제대로 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1987년에 우리 국민들이 소망했던 정치민주화의 기치는 현 박근혜 정부에서도 여전히 유효할 뿐만 아니라 여기에 경제민주화까지 덧붙여 안철수가 보다 진취적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작년 대선에서 여야 모두에서 운위되던 경제민주화 기치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퇴색되어 가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여야가 혼돈과 안일로 지새는 2013년 봄 언저리에 새로운 자극과 분출을 제시하면서 정치-경제-사회 등 제반 영역에서 진정으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주의 새 출발을 가다듬어 나갔으면 한 바람이 필자에게만 한정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고 싶다.

  재보선 이후의 향후 정국에서 핵심은 2014년 지방선거다. 2012년 대선은 문재인-박근혜-안철수 등 몇몇 유력 대권주자를 놓고 저울질한 것이라면, 2014년 지방선거는 전국 곳곳에서 다수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풀뿌리 정치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 풀뿌리 생활정치를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열기와 염원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제주 정치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해 본다. 

▲ 양길현 제주대 교수, 제주내일포럼 공동대표
제왕적 도지사를 상기시키는 지난 10여년의 제주도정의 이미지와 관행을 대폭 바꾸기 위해서 2014년 제2의 6월 민주화 운동의 일환으로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변화와 쇄신 그리고 희망을 노래하고 싶다.

그러한 출발의 하나로 안철수가 선거 운동 기간 중에 지적한바 그대로 ‘새정치는 기득권 타파로부터 시작’한다는 언명의 의미를 재삼 음미하고 싶다. 이제 1년여 남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기득권 타파에 적극 나서는 제주도민의 제2의 민주화 항쟁을 기대하고 싶다. /양길현 제주대 교수/제주내일포럼 공동대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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