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족의 달에 '마음대로' 못하는 이야기
5월, 가족의 달에 '마음대로'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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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섬의 숨, 쉼] 내 마음같지 않을 때 '렛잇비'를 되뇌어보자

마음대로는 참 좋은 말이다.
걸림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게 마음대로다.

그런데 그 '마음대로'가 '마음대로' 잘 안되어서 슬프고 괴롭고 힘든 게 삶 아닌가?

우선 몸을 보자
내용으로 따지면 문제 많지만 형식으로 본다면야 나는 내년이면 10년차 요가수행자가 된다.
강산도 한 번 변한다는 그 긴긴 세월동안 요가를 했으니 웬만한 동작은 휙휙 하지 않나요, 라는 말은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질문이다.
지금도 난 숙련자의 동작보다 중급자 혹은 초급자의 동작을 따라 하고 있으니.. 제발 더 깊은 질문은 하지 말아 주시라(흑흑)
 
매순간 요가를 할 때마다 항상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내 몸이 내 몸 안 같아 내 마음대로 못한다는 것이다.
마음으론 다리도 쫙 찢고 고개도 가볍게 젖히며 허리도 휙휙 돌아가고 싶은데.. 몸이 마음을 못 따라 간다.
학생 때 남들 다 좋아하는 체육시간이 괴로웠을 정도로 몸이 둔한 데다 골반이 꽉 굳어 선생님이 '자.. 누군가 밀어주는 것처럼 허리를 가슴으로 밀어요.' 라고 하면 난 마음속으로 혼자 말 한다.
'전 누군가 허리를 가슴으로 가지 못하게 잡아당기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정말 열망은 있으나 어느 순간 어느 지점에서 동작이 딱 멈춰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꾸준히 하다 보니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나는 나름대로 시작 했을 때보다 엄청 나아진 동작들을 선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조금씩이나마 동작이 나아질 수 있는 것은 호흡을 통해서다.
잘 모르고 처음 할 때는 타고난 굳센 의지 소유자답게 무조건 참았다.
조금 힘든 동작을 할 때는 나 혼자 맘속으로 수를 헤아리며 '그래 100셀 때 까지 만이다'라고 내가 내게 조건을 걸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 그게 아니다.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은 의지나 힘의 문제가 아니라 내 몸을 내가 놓아주어야 하는 것임을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 몸을 놓아주는 것, 그것은 삶의 기본인 숨을 잘 쉬는 것, 호흡을 잘하면 되는 것이다.
(왜 이 칼럼의 이름이 숨, 쉼인지 짐작하셨나요)
늘 잊고 살지만 사실 살아있다는 건 숨을 쉰다는 게 아닌가.
그래서 정신 바짝 차리고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그 흐름에 편안하게 몸을 맡겨놓으면 굳었던 근육들이 서서히 풀려 나간다.
그러면서 안 되던 동작들이 된다.
그렇게 오랜 세월 수련하다보면 어느 순간 동작을 즐기는 순간이 온다.
그 동작이 자기에게 힘들건, 힘들지 않건...

그런데 그래도 몸은 자기 몸이니 어찌 해본다지만 남들과 얽혀야 하는 관계의 문제에서 마음대로는 엄청난 무게의 난제로 다가올 때가 많다.
특히 날마다 부대끼고 사는 가족 간의 관계는 더욱.

가족의 달인 5월, 이제 어린이날 어버이날 큰 행사가 지났으니 한 숨 돌렸지만 그래도 앞으로 20여일은 가족의 달과 함께 우린 살아야 한다.


그럼 공익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가족은 늘 함께 있어 행복한가?
아닐 것이다.
아니, 오히려 가장 '마음대로' 안되는 결정체가 가족일 수도 있다.
기타도 다케시 감독도 말했다. "누가 보지만 않는다면 슬쩍 갖다버리고 싶은 게 가족이라고.

마음대로는커녕 가끔은 따라가 이해하는 것조차 힘든 아이들.
내가 50세 가까운 삶을 살며 뼈저리게 느낀 삶의 지혜는 자식들은 절대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갱년기 에너지를 꼬옥 누르며 사춘기 자녀님들에게 사랑의 손짓을 해보지만 머릿속에 그렸던 반응이 되돌아온 적은 거의 없다.

그리고 또 구조적으로 힘든 관계가 배우자 가족과의 관계다.
지난해 온 나라를 뒤흔든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에서 사람들의 가장 큰 공감을 얻어낸 것은 '시월드'
남편은 사랑하지만 남편의 가족은 조건 없이 사랑하기 힘들다.
그리고 요즘은 처갓집 부모가 주는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하는 사위들도 많다고 한다.
시집살이 보다 더 고된 처가살이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뭐가 문제인 것일까.
내 생각에 이 관계들의 핵심 문제는 일방적인 관계라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권력이 한쪽으로 쏠려 참 복잡하고 갈래갈래 구분 할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이 생겨난다.
좋은 마음을 갖고 상대방을 내 마음대로 해보려 하지만 잘 안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굳어진 경직관계에 숨을 불어넣는 것은 무엇일까.

먼 나라에서 살았던 인생 대선배, 소크라테스의 말을 살짝 빌려보자.
“나는 단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히 알고 있는데, 그것은 내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렇다면 우리가 마음대로 하기 위한 첫 단계는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최소한 상대방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내 진심을 상대방이 알아주길 기다리지 말고 자꾸 자꾸 말로 표현해야 한다.
‘척보면 압니다’가 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자기의 상황을 말해주어야 서로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다.

이게 되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상대방의 마음 읽기.
그런데 이게 어렵다.
상대방의 마음을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우선 나의 방식대로 해석을 하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
왜... 그래야 삶이 편안하고 행복해지니까.

며칠 전.. 시험을 코앞에 둔 기달왕자에게 사랑과 관심을 빙자한 잔소리를 시리즈로 선물하니 당연히 좋지 않은 반응이 온다.
옛날 같았으면 삼년 전 일까지 들먹이며 조목조목 아들의 잘못을 열거했을 것이나, 일단 참고, 내가 생각해도 아주 멋진 반응을 보여 주었다.

아들이 그렇게 갖고 싶어 하는 스마트폰을 들고 나란히 누워 비틀즈의 렛잇비를 들었다.
지금 이렇게 해달라는 거지. (지혜로운 엄마 톤으로)
그런데 그렇게 조용히 음악을 들으니 정말 렛잇비(Let it be 그대로 두어라, 순리대로 하라, 섭리에 역행하지 마라, 흘러가게 두라 등등의 많은 해석을 네이버 지식님이 해주셨습니다)가 되었다.

렛잇비가 되니 한바탕 폭풍을 비켜나갈 수 있었다.

▲ 바람섬(홍경희). ⓒ제주의소리

자.. 잘 되는 집은 빼고.. 잘 되려고 노력하고 있거나 잘 되는 것에서 살짝 벗어난 가족 구성원들은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가족의 달을 맞아 가족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있는 그대로 그들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하기.
장담하건데 뜻밖의 선물을 받을 수도 있다(내 경험이 아니고 지향점)
그렇게 힘들었던 마음대로가 마음대로 되는 순간.

자 그날까지 힘차게 파이팅!/바람섬(홍경희) 

<제주의소리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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