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저는 오늘, 국회의 탄핵소추로 인한 대통령의 직무정지 사태를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고뇌에 찬 저의 결심을 도민 여러분에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국회의 탄핵안 발의와 의결의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 동안 저는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국회가 불과 1년 전에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국민에 맞서려고 하는가.
어떻게 탄핵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동원하면서 우리의 정치를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분열, 피할 수 없는 선택의 상황으로 몰아가려고 하는가.
이제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인 우리나라의 정치는 아직도 이런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통탄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여 대통령에 당선될 때, 같은 민주당 당원이었습니다.
열린우리당이 창당되고 대통령께서 민주당에서 탈당했을 때, 저는 정치개혁의 뜻을 같이 하면서도 제가 처한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서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하면서 오직 도정에만 전념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언젠가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분열과 대립을 극복하여 다시 하나가 될 것이란 믿음과 기대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저의 그러한 믿음과 기대는 산산조각 나버리고 말았습니다.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고 의결하는 순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제 선택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이 인간적으로 아무리 고통스러운 것일지라도. 선택을 피할 수 없는 순간이라면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한 개인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제주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공인의 입장에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국민의 편에 서려고 합니다. 지역주의를 넘어선 정치개혁의 대의에 따르려고 합니다.
국제자유도시의 창업자로서 2011년 주민소득 2만불의 목표를 향하여 제주도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개인적인 아픔을 감내하려고 합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저는 오늘 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있기까지 저를 위해 헌신해주신 여러 민주당 동지들. 민주당 지지자 여러분들에 대한 저의 안타까운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민주당 동지로서 도와 주셨던 모든 분들의 은혜를 저의 가슴속 깊이 새기면서 반드시 보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격동과 격변의 시기에 우리 앞에 놓인 과제는 실로 막중하고 엄중하기 그지 없습니다.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추진, 특별자치도의 완성 등을 통해서 우리 후손에게 살기 좋은 제주도를 물려주는 일이 저의 개인적 아픔보다는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저의 이 고뇌에 찬 결단을 도민들께서는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잘못이 있으면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제주의 발전을 위하여 다함께 힘을 모아주십시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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