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목반 대부분 중복, 농 감협 조직 혁신 “우선”

제주감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감귤작목반 정비와 선과시설의 대형화가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란 지적이다.

최근 학계와 농협 등 농업계 일각에서 한-칠레 국회비준안 통과에 따른 외국산 농산물의 전면 개방화로 위기에 직면한 감귤농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현재 산재하고 있는 감귤작목반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우후죽순으로 가동되고 있는 감귤선과장을 권역별로 대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지금의 감귤작목반과 선과시설로는 고품질 감귤출하를 위한 조직과 시설이 미흡해 급증하는 과일수입으로 인한 감귤피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도내 감귤작목반과 선과시설의 경우 과다하게 많은데다 규모도 영세하며 습관적인 개별출하로 출하조절이 어려운 실정이고 대형유통업체와의 시장교섭력마저 떨어져 작목반의 통합운영과 대형 선과시설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통합선과장에 대해서는 선과장에 필요한 선과장시설 및 기계류구입자금을 국고에서 지원해 감귤농가들이 대외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작목반의 대대적인 정비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작목반은 농․감협의 기반조직으로 형성된 자율적인 조직체이기 때문에 행정계획을 통해 마음대로 정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닐 뿐만 아니라 농․감협이 스스로 정비에 나선다 해도 기계적인 통․폐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더군다나 한 마을에 농협과 감협 소속의 조직이 불가피하게 형성되면서 지역농협과 감귤농협이 양분돼 기능적으로 중복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작목반만 통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도내 작목반은 569개(2003년 5월 현재). 그중 지역농협이 319개이고 감귤농협이 250개이다. 대부분의 마을에서 농협과 감협의 작목반이 중복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강경선 제주대 교수는 ‘제주감귤의 발전정책’이란 저서에서 “진정 사업을 전개하려면 농협과 감협의 조직부터 혁신해야 할 것”이라며 “농·감협 직영인 선과장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개하다보면 부실한 작목반은 자동적으로 통폐합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20개 농· 감협이 명실공히 네트워크하는 사업방식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변대근 차장대우는 “농협차원에서 정부차원의 지원을 건의했으며 아울러 선과장 대형화 시설의 부지확보를 위해 체비지 등 국공유지도 불하해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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