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대통령 탄핵 '국민에 대한 도전' 규정…"그전부터 생각" 발언도

우근민 지사가 18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 입당을 선언했다.

우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탄핵이후 자신의 거취를 놓고 심각히 고민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으며, 그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우근민 지사는 '도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민주당 탈당 이유가 대통령 탄핵 때문이었음을 분명히했다. 스스로는 '고뇌에 찬 결심'이라고 표현했다.

우 지사는 먼저 "국회의 탄핵안 발의와 의결의 모든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동안 저는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 없었다"고 심경을 피력한뒤 "어떻게 국회가 불과 1년전에 국민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국민에 맞서려고 하는가. 어떻게 탄핵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동원하면서 우리의 정치를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분열, 피할수 없는 선택의 상황으로 몰아가려 하는가"라고 통탄했다.

대통령을 탄핵한 국회결정을 일종의 '국민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한 셈이다.

그러면서 "이제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인 우리나라의 정치는 아직도 이런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통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거듭 개탄했다.

우지사는 그동안 민주당 탈당과 열린우리당 입당도 생각했으나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자중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 당선될 때 같은 민주당 당원이었다"며 지난시절 동지였음을 상기시킨 뒤 "열린우리당이 창당되고 대통령께서 민주당에서 탈당했을 때, 저는 정치개혁의 뜻을 같이하면서도 제가 처한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서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하면서 오직 도정에만 전념했다"고 강조했다.

'개인적 사정'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인 상황을, '불필요한 오해'는 민주당 탈당에 이은 열린우리당 입당이 처벌을 면하기 위한 제스처로 비쳐질수 있다는 우려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지사는 이어 "그렇지만 저는 언젠가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분열과 대립을 극복해 다시 하나가 될 것이란 믿음과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믿음과 기대는 산산조각 나버리고 말았다"며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고 의결하는 순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말았다"고 민주당 탈당의 결정적 계기가 대통령 탄핵 때문임을 거듭 밝혔다.

특히 우지사는 자신의 결정이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제주도정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고통스럽다는 심경도 피력했다.

그는 "단순한 개인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제주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공인의 입장에서 선택을 피할수 없는 순간이라면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편에 서서 지역주의를 넘어선 정치개혁의 대의에 따르고, 국제자유도시의 창업자로서 2011년 주민소득 2만불의 목표를 향해, 제주도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개인적인 아픔을 감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입당 선언과 함께 민주당 동지들에 대한 미안함을 표시했다.

그는 "오늘 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하겠다"고 선언한 뒤 "오늘 이 자리가 있기까지 저를 위해 헌신해주신 여러 민주당 동지들, 지지자들에 대한 저의 안타까운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민주당 동지로서 도와주신 모든 분들의 은혜를 가슴속 깊이 새기면서 반드시 보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도민들에게는 다시한번 제주도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우지사는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적 추진, 특별자치도의 완성 등을 통해 우리 후손들에게 살기좋은 제주도를 물려주는 일이, 저의 개인적 아픔보다는 더욱 중요하다"며 "부디 저의 이 고뇌에 찬 결단을 도민들께서는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고 도민이해를 당부한 뒤 잘못이 있으면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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