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근 KIAT 원장 “지식생태계 서울-지방 평준화…제주MICE산업 업그레이드시킬 것”

▲ 김용근 KIAT 원장
그는 공무원 출신답지 않다. 공무원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그만큼 사고가 열려 있다는 얘기다.

그에게는 ‘융합 전도사’, ‘tech+ 전도사’라는 별명이 따라 붙는다.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얘기다. 30년 가까이 공직에 몸담았던 그에게 왜 이런 별명이 붙었을까. 바로 기술과 학문과의 팀플레이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요즘 비싼 제품,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품은 기능에 가치가 있는 제품입니다. 인간적이고 심미적인 가치를 기술에 담아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지난 7월4일 ‘테크플러스(tech+)제주’에 참석한 김 원장은 융합 전도사답게 기술과 인문학이 융합하는 패러다임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그는 최근 기술과 인문학이 융합하는 ‘테크플러스’ 패러다임을 설명한 책 「기술은 예술이다」를 펴내기도 했다.

김 원장은 기술과 인문학을 융합한 ‘tech+’의 창시자다. ‘tech+’는 기술(technology), 경제(economy), 문화(culture), 인간(human) 4가지의 결합을 뜻하며, 융합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9년 설립된 KIAT의 초대 원장을 맡자마자 그는 그해 ‘tech+포럼’을 만들었다. 당시 서울을 찾은 헨리 페트로스키 듀크대 석좌교수는 ‘tech+’에 대해 “엔지니어 혼자서 연구하려고 하지 말고 철학자, 역사가, 예술가, 정치가 등과 함께 만나서 연구팀을 구성해야 한다”며 “배경과 사상이 다른 이들이 함께 교류하고 협업할 때 혁신적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했다. 기술자나 과학자가 자기 전문 분야에서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소통해야 창의적 아이디어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 김용근 KIAT 원장
5회째를 맞은 ‘tech+’가 드디어 제주에 상륙했다. 물론 정례화된 것은 아니다. 국제회의도시이자 관광도시인 제주에서의 첫 실험이다. 지식산업(포럼)과 제주의 관광·문화자원을 잘 엮어보자는 취지다. 이 역시 ‘융합’인 셈이다.

김 원장은 “기술과 기술 간의 융합은 이미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큰 그림의 융합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제주에서도 테크플러스적 팀플레이로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야말로 그 자체가 ‘tech+’라고 했다. 제주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면서 추사 김정희 같은 역사도 있고, 예술도 있다. 이를 잘 버무리기만 하면 부가가치가 생긴다는 얘기다.

김 원장은 “제주도가 물산업, 풍력산업을 육성하고 있는데, 세계적인 기술에다 제주의 아름다운 스토리를 엮으면 세계적인 물산업과 풍력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tech+’의 제주상륙은 국가 균형발전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tech+’와 같은 행사는 서울에만 집중됐다. 자연 지식생태계의 서울-지방의 편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김 원장은 “이번 ‘tech+제주’ 행사를 통해 제주도가 대한민국 끝자락이 아닌 태평양을 바라보는 전진기지로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이번 ‘tech+제주’ 개최는 대한민국 전체에도 자극이 될 것”이라며 “tech+제주의 성공을 통해 다른 지역도 자극을 받는 좋은 선례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 김용근 KIAT 원장
첫 걸음마를 뗀 ‘tech+제주’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높게 봤다.

그는 “제주도의 전략 산업이 마이스(MICE)다. 지금은 지식과 생각이 세상을 바꾸고 가치를 창조하는 시대”라며 “제주도가 세계에 없는 아주 재밌고 멋진 포럼을 개최한다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성공 팁’을 건네기도 했다. 여름철이면 제주에서 열리는 하계CEO포럼을 주목하라는 것.

김 원장은 “여름이면 기업들도 제주에서 CEO포럼을 많이 개최하는데 그것과 연계를 하면 관광·휴식에 더해 정말 기억에 남는 재밌는 포럼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되면 포럼 때문에라도 제주를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그러면서 ‘tech+제주’의 정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원장은 “tech+행사는 준비 과정부터가 굉장히 테크놀로지하다. 이를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기술적 진보를 이룰 수 있다”면서 “제주의 MICE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tech+제주’가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지식산업 발전모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4일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에서 열린 ‘tech+제주’에는 도내·외에서 600여명이 몰려 관념을 깨는 각 분야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빠져들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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