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14개 국제선 운항하지만 제주는 지난해 운항중단

▲ 제주항공 B737-800
제주항공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화려하게 비상했다.

하지만 제주기점 국제선 정기노선이 단 한편도 없는 등 제주항공에 '제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누적탑승객 1500만명을 돌파하고, 반기 매출액은 2057억원으로 2000억원대를 최초로 넘어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6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00% 이상 늘어났다.

더욱이 경쟁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가 29억원, 에어부산 4000만원, 이스타항공 4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보면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기록적이다.

제주항공의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둔 이면에는 중국과 일본, 홍콩, 태국 등 근거리 국제선을 취항하면서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정기노선만 14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문제는 '제주'항공임에도 제주기점 국제선은 단 한편도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인천-도쿄, 김포-도쿄, 인천-오사카, 김포-오사카, 인천-나고야, 인천-후쿠오카(일본 6개 노선), 인천-방콕, 부산-방콕, 인천-홍콩, 부산-홍콩, 인천-세부, 인천-마닐라, 인천-칭타오, 인천-괌 등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김해공항만 국제선을 취항하고 있다.

제주기점 국제선은 2010년 6월 제주-오사카 노선이 취항을 시작했지만 2년6개월만인 2012년 12월 운항이 중단됐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일본 관서지방은 제주를 선호하는 비교적 많은 잠재관광객이 있고 제주출신 동포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라며 중항 중단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주항공측은 "제주-오사카 노선을 2년 이상 취항했지만 탑승률이 50%대 미만으로 적자가 가중됐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대형항공사의 항공요금 인상 횡포를 막고, 제주도민들이 보다 저렴하게 국내외를 드나들기 위해서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합작해서 만든 게 제주항공이다.

당시 제주도의 지분률은 25%대였지만 몇차례 증자 과정에서 제주도가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제주도의 지분은 5%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제주도의 입김도 줄어들었다.

제주항공이 사상 최대 실적을 자랑하는 동안 제주지역에서는 "제주항공에 '제주'는 없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그래도 제주항공인데 제주기점 국제선 노선을 상징적으로라도 운행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제주출신 재일동포가 가장 많이 사는 오사카 정기노선이 없어진 게 상당히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은 "대형 항공사들이 제주에서 비행기를 철수할 때 제주항공은 해마다 제주기점 항공사를 늘려왔다"며 "현재 제주기점 정기국제선 노선은 없지만 중국 관광객을 제주로 들여오기 위해 한달에 4~5차례 부정기노선을 취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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