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수 D-15] 3년간 3900여만원 서남아 홍수재해 지역에···“집 떠났던 남자들 돌아왔다”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는 그 동안 도움이 손길이 필요하고 가치있는 곳에 참가자들의 정성을 전해왔다. 홍수로 피해를 겪고 있는 서남아시아 갠지스강 일대,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 김만덕 기념관 설립기금 지원, 제주청소년지원센터 건립 등에 기부금을 사용해 왔다. 제주의소리는 다음 29일 열리는 제6회 대회를 앞두고 그 동안 참가비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되짚어봤다.

 

▲ 2008년 10월 27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아름다운가게 본부에서 열린  ‘제1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기부금 전달식. 당시 총괄상임이사였던 박원순 시장이 고홍철 제주의소리 대표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서남아를 향하는 정성의 시작이었다. ⓒ제주의소리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가 처음 3년간 참가자들의 소중한 마음을 전하기로 선택한 곳은 서남아시아 갠지스강 일대.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는 매년 약 70만명의 홍수피해자들이 발생한다.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전염병이 창궐하는 등 물 때문에 피해를 입지만 정작 제대로 마실 물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기부’를 모토로 출범한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들이 상황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아름다운가게의 ‘나마스떼 갠지스 프로젝트’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나마스떼 갠지스 프로젝트는 아름다운가게가 2007년부터 홍수가 자제 발생하는 갠지스강 유역의 재난을 대비하고 생계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방글라데시에 재난발생시 긴급구호, 생계수단 지원과 기술교육, 지역학교 지원, 재난대비 시설 건립을, 네팔지역에는 식수용 관개시설, 마을 종자창고 건설을 지원한다.

2008년 1회 대회 때는 1600만원, 2009년에는 1058만원, 2010년에는 1306만원 등 3년 간 총 3964만원을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서남아시아에 전달했다.

2010년 2월. 2008년과 2009년에 전한 기부금으로 마을에 우물이 설치되자 여성들이 제일 먼저 환영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대회에 동참한 러너들을 흐믓하게 했다.

이들은 몬순 시즌(5~10월) 마다 심각한 홍수와 가뭄을 겪으며 빈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홍수가 발생한 후에는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어 전염병이 나돌아 2차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었다.

마라톤 기부금은 우선 약 100명의 주민이 깨끗한 식수를 마실 수 있도록 우물 개설 사업에 쓰였다. 또 어린이와 여성을 위한 문맹퇴치교육 및 직업훈련, 가난한 농부 및 어부들을 위한 직업기술교육, 정부 어드보커시 캠페인에도 기부금이 사용됐다.

 

▲ 2011년 2월. 기부금 중 일부는 네팔의 개량 종자도 보급, 참여학습센터에도 도움을 줬다. 나마스떼 갠지스 기부금으로 곡식저장창고가 마련돼 홍수피해에도 종자가 잘 보관되었다며 기뻐하는 네팔 다델두라주 마을 사람들. 이 프로젝트에도 아름다운 마라토너들의 정성이 들어갔다.  ⓒ제주의소리

지원은 2010년 3회 대회에도 계속됐다. 당시 대회 참가비가 쓰인 곳은 네팔 다델두라(Dadeldhura)주 알리탈 VDC의 시라디 커뮤니티.

시라디 커뮤니티는 천민계층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는 곳으로 빈곤이 심각한 극서지방 중에서도 극히 소외된 지역이다.

‘나마스떼 갠지스 프로젝트’가 이 마을에 진행되기 전까지 이 마을에선 젊은 남자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농사 지을 땅이 부족하고 마실 물이 바닥을 들어내 마을 남자들은 모두 인도나 다른 지역으로 일을 찾아 떠났기 때문이다. 남은 여성들과 아이들, 노인들은 심각한 식량부족과 질병에 시달려야 했다.

마라톤 조직위가 보낸 기부금은 주로 깨끗하고 풍부한 물을 얻기 위한 관개시설 건축에 쓰였다. 총 3개가 건설됐고 주민들을 위한 교육사업에도 전해졌다.

개량 종자도 보급됐고, 마을회관에는 교육 기회가 없었던 여성들을 위한 참여학습센터도 생겼다. 농사 짓는 법과 아이를 키우는 데 유용한 정보 그리고 글을 일고 쓰는 법을 주민들에게 가르쳐 호응을 얻었다.

다델두라주 주민들은 제주의소리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기념 사진을 전해오기도 했다.

 

▲ 2011년 2월. 네팔 다델두라주 주민들이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참가자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사진을 보냈다. 당시 마라톤 조직위는 2010년 3회 대회에서 모은 기부금 중 절반인 1306만원을 네팔에 보냈다.

아름다운가게 모급사업팀은 당시 현지소식을 전하며 “이제 남자들은 미래가 있는 집으로 다시 돌아오고, 아이들은 학교에 갈 꿈을 꾼다. 엄마들도 얼굴에 웃음을 되찾고 있다”며 “함께 해준 제3회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 참가자 여러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름다운가게 이수정 간사는 23일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제주인들이 먼 나라에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마라톤 참여하고, 참가비 일부가 기부된다는 사실에 의미 있어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3년간 큰 돈을 기꺼이 네팔에 지원해주셨던 것에 감사드리고, 지역민을 위해 제주동부청소년센터 건립을 했다는 것도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아름다운마라톤이 아름다운가게와 계속 함께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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