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가장 외로운 이들의 집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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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 D-5] 참가기부금 1000만원, 폭행 당하고 쫓겨난 이들 위한 '이주여성 쉼터' 지원비로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는 그 동안 도움이 손길이 필요하고 가치있는 곳에 참가자들의 정성을 전해왔다. 홍수로 피해를 겪고 있는 서남아시아 갠지스강 일대,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 김만덕 기념관 설립기금 지원, 제주청소년지원센터 건립 등에 기부금을 사용해 왔다. 제주의소리는 다음 29일 열리는 제6회 대회를 앞두고 그 동안 참가비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되짚어봤다.

 

▲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는 이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2011년 9월 제주대 체육관에서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연 '한가위 한마당'. (이주민여성쉼터와는 관계없음. 여성쉼터는 피해여성들의 보호를 위해 관련 사진공개가 어렵다) ⓒ제주의소리

아름다운마라톤 조직위가 서남아시아에 이어 다음으로 찾은 곳은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이들’을 위한 쉼터였다. 이국 땅으로 시집을 와서 제대로 적응을 하기도 전에 졸지에 폭력과 편견으로 거리로 내몰린 이주여성들을 위해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에서 설립한 ‘제주이주여성쉼터’다.

2009년 4월 문을 연 이 쉼터는 가정폭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이주여성들이 와서 휴식을 취하고 치료와 마음의 회복을 돕는 사회복지시설이다.

한용길 사무처장은 “이주민 여성들이 폭행을 당하거나 가정폭행 성폭행 당하면 갈곳이 없다”며 “따로 내국인여성쉼터가 있지만 이주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어울리기 힘든 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재정적 어려움은 이 곳도 예외가 아니었다. 꾸준히 이 곳을 찾는 여성들이 발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그 만큼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 2010년, 마라톤조직위가 평화공동체를 찾았을 당시 여건은 열악했다.

재정난에 시달리면서도 여성들을 외면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상근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임대료를 마련할 정도였다. 조직위가 기부한 2회 대회 참가비 중 절반인 1000만원은 쉼터 임대료로 바로 투입됐다.

한 사무처장은 “직원들 돈을 모아서 나눠 부담을 해야 했던 상황인데 다행히도 아름다운마라톤 대회에서 도와줘서 다행이었다”며 “이주여성 쉼터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는 이주민센터, 이주여성쉼터, 어우렁다우렁사업단,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제주도내 이주 외국인들의 적응과 권익보호, 복지향상을 추구하는 단체다. 다민족문화제 같은 축제를 열기도 하고, 법률노동의료 등 전 분야에 걸쳐 상담도 해준다. 사회적 약자로 부당한 상황에 놓이기 십상인 이주자들에게는 ‘유일한 기댈 곳’이다.

 

▲ 외국인평화공동체는 이주여성 쉼터 뿐 아니라 외국인 이주자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 사진은 2011년 9월 서귀포이주민센터가 서귀포 일호광장에서 연 거리 홍보 캠페인. ⓒ제주의소리

당시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평화공동체의 쉼터들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주여성쉼터 뿐 아니라 노동현장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은 이들을 위한 이주노동자쉼터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아주 빠듯한 형편이라고 밝힌다. 그래서 한 처장은 아름다운마라톤과 같은 대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사실 어려운 재정적 상황만큼 이들을 더 힘들게 했던 것은 편견이었다. ‘한국사람도 힘든데 외국사람을 왜 도와주냐!’는 핀잔이 종종 쏟아졌던 것. 

한 처장은 “제주자체가 평화의 섬이고 국제자유도시인데 외향적으로 국제화를 이뤄내면서 내향적으로도 국제화를 이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수 있어서 다양함이 공존하는 제주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를 마치며 “고맙다는 말을 제대로 못했다 미안하다”며 2009년 2회 아름다운제제국제마라톤대회에 참석했던 모든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거듭 전했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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